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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상어 Rhincodon typus

지구에서 가장 큰 물고기예요. 몸길이가 버스보다 길게 자라지만, 바닷물을 통째로 걸러 플랑크톤과 물고기 알, 작은 물고기를 먹는 온순한 상어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등의 흰 점무늬가 지문처럼 개체마다 달라요수심 1,000m 넘게 잠수하기도 해요새끼를 낳는 난태생, 한 어미에게서 300마리 넘는 태아 발견성숙까지 수십 년이 걸릴 만큼 느리게 자라요

1. 개요

고래상어는 지구에 살아 있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큰 종이에요. 이름에 '고래'가 들어가 있지만 포유류인 고래와는 전혀 다른 동물이고, 아가미로 숨을 쉬고 연골로 된 뼈대를 가진 진짜 상어예요. 몸길이가 버스 한 대를 훌쩍 넘을 만큼 커지는데도 사람을 해칠 만한 이빨은 쓰지 않고, 바닷물을 통째로 들이마셔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걸러 먹어요.

열대와 따뜻한 온대 바다를 넓게 떠돌며 살고, 계절에 따라 먹이가 풍부해지는 특정 해역에 수십에서 수백 마리가 모이기도 해요. 호주 서부 닝갈루, 멕시코 유카탄반도 앞바다, 필리핀, 몰디브, 지부티, 카타르 근해 같은 곳이 대표적인 집결지로 알려져 있어요. 이런 곳에서는 고래상어를 보러 오는 관광이 지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해요.

몸 위쪽은 짙은 회청색 바탕에 흰 점과 가느다란 줄무늬가 바둑판처럼 흩어져 있는데, 이 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마다 달라요. 연구자들은 이 점무늬 사진으로 개체를 식별하고, 세계 곳곳에서 찍힌 사진을 모아 이동 경로를 추적해요.

덩치는 거대하지만 번식 속도가 매우 느리고, 어획·선박 충돌·혼획에 취약해서 현재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돼 있어요. 바다의 '온순한 거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지만, 그만큼 사람의 영향에 쉽게 상처받는 동물이기도 해요.

2. 이름과 분류

Gros plan sur l'œil et le spiracle droit du requin-baleine (aquarium Kaiyukan d'Osaka)
Gros plan sur l'œil et le spiracle droit du requin-baleine (aquarium Kaiyukan d'Osaka)
Glaoadare · CC BY-SA 3.0

학명은 Rhincodon typus예요. 1828년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근처 테이블만에서 작살로 잡힌 개체를 바탕으로 처음 학계에 보고됐어요. 속명 Rhincodon은 그리스어로 '줄'을 뜻하는 말과 '이빨'을 뜻하는 말을 합친 것으로, 줄처럼 촘촘하게 늘어선 아주 작은 이빨을 가리킨다고 풀이돼요. 종소명 typus는 '전형, 기준'이라는 뜻의 라틴어예요. 한때 Rhiniodon이라는 철자도 함께 쓰여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Rhincodon이 널리 쓰여요.

분류상으로는 연골어류 가운데 수염상어목(Orectolobiformes)에 속하고, 고래상어과(Rhincodontidae)에 속하는 유일한 종이에요. 수염상어목에는 바닥에 엎드려 사는 수염상어류, 얼룩말상어(제브라샤크), 너스상어 같은 친척들이 있어요. 대부분 해저 근처에서 사는 비교적 작은 상어들인데, 고래상어만 넓은 바다로 나가 거대한 여과섭식자가 된 셈이에요.

한국어 이름 '고래상어'는 영어 whale shark를 옮긴 말로, 고래처럼 크다는 뜻이에요. 일본에서는 '진베에자메'라고 부르는데, 등의 무늬가 옛 여름옷 무늬를 닮았다는 데서 왔다고 해요. 베트남 어민들은 고래상어를 '물고기의 신'처럼 여기며 존경을 담아 부르기도 했고, 멕시코에서는 몸에 점이 흩어져 있다고 해서 '도미노'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해요.

현재 인정되는 아종은 없어요. 다만 유전자 연구에서는 대서양 집단과 인도-태평양 집단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두 대양 사이의 교류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요.

3. 진화

상어 무리는 4억 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고래상어처럼 거대한 여과섭식 상어가 나타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여겨져요. 수염상어목 자체는 중생대 쥐라기 무렵부터 화석 기록이 나타나고, 고래상어 계통과 가까운 화석 이빨은 신생대 지층에서 발견돼요.

흥미로운 점은 거대 여과섭식이 상어와 가오리 사이에서 여러 번 따로 진화했다는 사실이에요. 고래상어(수염상어목), 돌묵상어(악상어목), 넓은주둥이상어(악상어목), 그리고 쥐가오리·만타가오리 무리는 서로 다른 조상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넓은 입과 촘촘한 여과 장치를 갖춘 거대한 플랑크톤 먹이꾼이 됐어요. 이런 현상을 수렴 진화라고 해요.

연구자들은 신생대에 바다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플랑크톤이 계절적으로 크게 번성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덩치를 키워 넓은 바다를 이동하며 먹이 밭을 찾아다니는 전략이 유리해졌다고 보고 있어요. 몸이 크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고래상어 화석은 연골 뼈대가 잘 남지 않아서 주로 작은 이빨 화석으로만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정확히 언제 지금과 같은 크기와 생활 방식을 갖게 됐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고, 연구자마다 추정 시기가 달라요.

4. 분포와 서식지

The Kuroshio Sea, the main tank of the Okinawa Churaumi Aquarium.
The Kuroshio Sea, the main tank of the Okinawa Churaumi Aquarium.
Jordy Meow · CC BY-SA 3.0

고래상어는 지중해를 제외한 전 세계 열대·아열대 바다에 살아요. 대략 북위 30도에서 남위 35도 사이, 수온이 섭씨 21~30도 정도인 바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어요. 연안 가까이 오기도 하고 수심 수천 미터 위의 먼바다를 건너기도 해요.

위성 추적 장치를 단 개체들은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 줬어요. 어떤 개체는 동태평양에서 출발해 1년 넘게 2만 킬로미터 가까이 이동한 기록도 있어요. 또 낮에는 수면 근처에 머물다가도 깊이 잠수하는 일이 잦은데, 수심 1,000미터를 넘어 1,900미터 안팎까지 내려간 기록이 보고돼 있어요. 차가운 깊은 바다에 오래 있기보다는 잠깐 내려갔다가 다시 따뜻한 표층으로 올라와 몸을 데우는 것으로 보여요.

대표적인 집결지는 다음과 같아요.

지역주로 모이는 시기특징
호주 서부 닝갈루 리프3~7월산호 산란 뒤 플랑크톤 증가, 어린 수컷 위주
멕시코 유카탄 (홀보스·이슬라무헤레스)6~9월참치류 알을 먹으러 수백 마리가 모임
필리핀 동솔 등11~5월크릴과 작은 갑각류
몰디브 남아리 환초연중어린 개체가 많이 관찰됨
지부티 타주라만10~2월어린 개체가 많음
카타르 알샤힌 해역5~9월다랑어 알을 먹는 대규모 무리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집결지에서는 몸길이 4~8미터 정도의 어린 수컷이 압도적으로 많이 관찰돼요. 다 자란 암컷이 어디서 지내고 어디서 새끼를 낳는지는 아직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어요.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 다윈섬 주변에서는 배가 불룩한 큰 암컷이 자주 관찰돼 번식과 관련된 장소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어요.

한국 바다에서는 드물지만 여름과 가을 제주 연안과 남해안 정치망에 고래상어가 들어오는 일이 가끔 보고돼요. 따뜻한 쓰시마 난류를 따라 북상한 개체로 여겨지고, 대개 그물에서 풀어 바다로 돌려보내요.

5. 신체 특징

고래상어는 넓적하고 평평한 머리, 머리 끝에 가로로 길게 찢어진 입, 몸 옆을 따라 길게 이어진 세 줄의 융기선이 특징이에요. 입은 머리 아래가 아니라 거의 맨 앞에 달려 있고, 다 자란 개체는 입 너비가 1.5미터 안팎에 이르러요.

5.1. 크기와 무게

고래상어의 최대 크기는 자료마다 차이가 커요. 오래된 기록 가운데에는 18미터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측정 방법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요. 과학적으로 비교적 믿을 만한 측정으로는 12미터 안팎의 개체가 여럿 있고, 14미터를 넘는 개체도 보고돼 있어요.

구분몸길이무게(추정)
갓 태어난 새끼약 40~60cm수 kg
집결지의 어린 개체4~8m수 톤
성숙한 수컷약 8~9m 이상약 9톤 안팎
큰 암컷10~12m 이상15톤 이상으로 추정

무게는 직접 재기 어려워서 몸길이로 계산한 추정값이 대부분이에요.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어요.

5.2. 피부와 무늬

고래상어의 피부는 두께가 10센티미터를 넘을 정도로 두껍고 질겨요. 표면은 다른 상어처럼 피부 이빨(방패비늘)로 덮여 있어 손으로 쓸면 사포처럼 까끌까끌해요. 놀랍게도 눈알 표면에도 아주 작은 피부 이빨이 덮여 있다는 사실이 2020년 무렵 연구로 알려졌어요. 고래상어는 눈꺼풀이 없는 대신 눈알을 눈구멍 안으로 끌어당겨 보호할 수 있어요.

등의 흰 점과 줄무늬는 위에서 내려오는 햇빛 아래에서 몸의 윤곽을 흐리게 해 주는 위장 효과가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어요. 연구자들은 천문학에서 별자리를 맞출 때 쓰던 패턴 인식 방법을 응용해 이 점무늬로 개체를 구별해요.

5.3. 입과 여과 장치

고래상어의 입안에는 300줄 정도의 아주 작은 이빨이 늘어서 있지만, 이빨 하나의 크기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하고 먹이를 씹는 데 쓰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요. 실제 먹이를 거르는 일은 아가미 안쪽에 있는 스펀지 같은 여과 패드가 맡아요. 이 패드는 그물망처럼 생겨 1밀리미터 남짓한 작은 먹이도 걸러낼 수 있고, 물살이 여과면에 직접 부딪히지 않고 비스듬히 흐르도록 만들어져 쉽게 막히지 않아요.

눈은 몸 크기에 비해 작고 머리 양옆에 붙어 있어요. 시력보다는 후각과 옆줄 감각이 먹이를 찾는 데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요.

6. 생태와 습성

고래상어
Diego Delso · CC BY-SA 4.0

고래상어는 보통 혼자 다니며 시속 5킬로미터 정도의 느린 속도로 헤엄쳐요.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크게 흔들어 몸 전체를 밀고 나가는데, 덩치에 비해 에너지를 아끼는 헤엄 방식이에요. 다른 상어처럼 물에 뜨게 해 주는 부레가 없어서, 커다란 기름진 간이 부력을 보태 줘요. 일부 연구에서는 고래상어가 몸이 살짝 가라앉는 성질을 이용해 꼬리를 거의 흔들지 않고 미끄러지듯 내려갔다가 다시 힘을 써서 올라오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봤어요.

먹이가 풍부한 장소에 모일 때도 무리를 지어 협력하는 것은 아니에요. 같은 먹이 밭에 여러 마리가 각자 찾아온 것에 가까워요. 다만 같은 집결지에 해마다 돌아오는 개체가 많아서, 고래상어가 먹이가 언제 어디서 풍부해지는지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요.

하루 중 깊이 변화도 뚜렷해요. 많은 개체가 낮에는 수면 가까이에서 먹이를 먹고, 밤에는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거나 반대로 움직이기도 해요. 이는 하루 동안 위아래로 이동하는 플랑크톤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으로 풀이돼요.

고래상어 주변에는 빨판상어와 전갱이류 같은 작은 물고기가 자주 따라다녀요. 이 물고기들은 큰 몸 곁에서 포식자를 피하고, 고래상어가 흘린 먹이 부스러기를 얻어먹어요.

7. 먹이

고래상어는 대표적인 여과섭식자예요. 크릴과 요각류 같은 동물성 플랑크톤, 게나 새우의 유생, 물고기 알, 작은 오징어, 정어리·멸치 같은 작은 무리 물고기를 먹어요. 장소에 따라 주된 먹이가 달라서, 닝갈루에서는 산호 산란 이후 늘어나는 플랑크톤을, 멕시코와 카타르 앞바다에서는 다랑어류가 낳은 알을 집중적으로 먹어요.

먹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 램 여과: 입을 크게 벌린 채 천천히 헤엄치며 물을 밀어 넣어 거르는 방식이에요. 먹이가 넓게 흩어져 있을 때 주로 써요.
  • 흡입 섭식: 한자리에 거의 멈추거나 몸을 세운 채 입을 벌렸다 닫으며 물을 강하게 빨아들이는 방식이에요. 먹이가 빽빽하게 뭉쳐 있을 때 효과적이에요. 수면에서 몸을 수직으로 세우고 위아래로 까딱이며 먹는 모습도 관찰돼요.

고래상어는 한 시간에 수천 톤에 이르는 물을 거를 수 있다는 추정이 있어요. 너무 큰 먹이가 걸리면 아가미를 크게 열어 기침하듯 내뱉기도 해요.

최근 연구에서는 고래상어가 해조류나 식물성 물질도 상당량 섭취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필리핀 등지에서 채집한 조직 성분을 분석해 보니 식물성 먹이의 흔적이 예상보다 많이 나타나, 사실상 잡식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어요. 다만 일부러 먹는 것인지 플랑크톤과 함께 우연히 삼키는 것인지는 아직 논의 중이에요.

8. 번식과 일생

whale shark, Indian Ocean, Maldives, South-Ari-Atoll, Budofinolu Thila
whale shark, Indian Ocean, Maldives, South-Ari-Atoll, Budofinolu Thila
Dapaan · CC BY-SA 3.0

고래상어의 번식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어요. 결정적인 단서는 1995년 대만 근해에서 잡힌 큰 암컷에게서 나왔어요. 이 암컷의 몸속에서 300마리가 넘는 태아가 발견됐는데, 크기가 서로 달라 여러 단계의 발달 상태가 섞여 있었어요. 이 발견으로 고래상어가 알을 몸속에서 부화시킨 뒤 새끼를 낳는 난태생(무태반 태생)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어요. 이후 유전자 분석에서는 이 태아들이 모두 같은 수컷의 새끼였다는 결과가 나와, 암컷이 정자를 저장해 두고 오랜 기간에 걸쳐 수정시킬 가능성도 제기됐어요.

짝짓기 장면은 거의 관찰된 적이 없어요. 임신 기간, 출산 장소, 출산 간격 같은 기본 정보도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갓 태어난 새끼는 40~60센티미터 정도로 추정되고, 어린 새끼가 발견되는 일은 아주 드물어요.

단계대략적인 몸길이특징
태아수십 cm어미 몸속에서 알을 깨고 자람
새끼약 0.5~1m거의 발견되지 않음, 생활사 미상
어린 개체3~8m연안 집결지에서 주로 관찰
성체 수컷약 8~9m 이상교미 기관(클래스퍼)이 단단해짐
성체 암컷약 9m 이상먼바다에서 지내는 것으로 추정

고래상어는 성장이 매우 느려 수컷은 대략 25~30년쯤 지나야 성숙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수명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척추뼈의 성장선을 분석한 연구와 1950~60년대 핵실험으로 생긴 방사성 탄소를 이용한 연구에서 50살이 넘는 개체가 확인됐어요. 이를 바탕으로 최대 수명이 80~100년 이상일 수 있다고 보는 연구자도 있어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고래상어의 지능이나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요. 무리 지어 협동하거나 소리로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증거는 없어요. 대신 먼 거리에서 먹이 냄새를 맡고, 플랑크톤이 몰리는 장소와 시기를 정확히 찾아오는 능력이 눈에 띄어요. 다랑어 산란철에 맞춰 특정 해역에 모이는 모습은 화학 신호나 수온, 해류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한다는 뜻으로 풀이돼요.

고래상어는 상처 회복력이 뛰어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선박 프로펠러에 베인 깊은 상처나 지느러미 일부가 잘려 나간 상처가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상당히 아무는 모습이 사진 기록으로 확인됐어요. 등지느러미가 잘려 나간 개체에서 조직이 일부 다시 자라난 사례도 보고됐어요.

또 하나의 특별한 능력은 깊은 잠수예요. 수심 1,000미터 아래는 수온이 4~5도 정도로 차갑고 빛이 거의 없는 곳이에요. 고래상어는 거대한 몸이 열을 천천히 잃는 성질을 이용해 이런 차가운 곳에도 잠시 다녀올 수 있어요. 깊이 내려가는 이유로는 먹이 탐색, 길 찾기, 기생충 제거 등 여러 가설이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10. 천적과 생존

Whale Shark (Rhincodon typus) with open mouth in La Paz, Mexico
Whale Shark (Rhincodon typus) with open mouth in La Paz, Mexico
Matthew T Rader · CC BY-SA 4.0

다 자란 고래상어를 공격할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범고래가 고래상어를 사냥하는 장면이 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등지에서 관찰된 적이 있고, 청상아리나 뱀상어 같은 대형 상어가 어린 개체를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요. 상처 자국 가운데 일부는 큰 상어나 범고래의 이빨 자국으로 추정돼요.

어린 시기의 생존율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수백 마리의 새끼가 태어나더라도 상당수가 어릴 때 잡아먹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아주 어린 개체를 직접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워 자료가 부족해요.

오늘날 고래상어에게 가장 큰 위협은 자연의 포식자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대형 선박과의 충돌, 그물에 걸리는 혼획, 지느러미와 고기를 노린 어업이 대표적이에요. 특히 수면 가까이에서 오래 머무는 습성 때문에 선박 항로와 겹치는 해역에서 충돌 위험이 커요. 2022년 무렵 발표된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고래상어가 주로 다니는 해역 상당 부분이 대형 선박 항로와 겹친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고래상어는 사람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아요. 잠수부가 가까이 다가가도 대부분 무심하게 지나가요. 다만 덩치가 워낙 커서 꼬리에 부딪히면 다칠 수 있으니 거리를 두는 것이 원칙이에요.

역사적으로 고래상어는 여러 지역에서 사냥 대상이었어요. 대만, 필리핀, 인도 구자라트 해안 등에서는 고기와 지느러미, 간에서 짠 기름을 얻기 위해 잡았어요. 간유는 나무배 바닥에 발라 방수제로 쓰기도 했어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에 걸쳐 각국이 잇따라 고래상어 어업을 금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인도 구자라트에서는 한때 고래상어를 잡던 어민들이 이제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를 풀어 주는 보호 활동에 참여하기도 해요.

관광은 고래상어와 사람의 관계를 크게 바꿔 놓았어요. 살아 있는 고래상어 한 마리가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잡아서 팔 때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여러 지역에서 나왔어요. 하지만 관광에도 그늘이 있어요. 필리핀의 일부 지역에서는 먹이를 주어 고래상어를 한곳에 붙잡아 두는 방식의 관광이 행해져 논란이 됐어요. 먹이 주기는 자연스러운 이동을 방해하고, 배와 사람에 익숙해져 프로펠러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고래상어와 함께 수영할 때 지키라고 권하는 기본 수칙은 다음과 같아요.

  • 머리 쪽은 3미터, 꼬리 쪽은 4미터 이상 떨어지기
  • 몸을 만지거나 올라타지 않기
  • 앞을 가로막거나 따라잡으려 쫓아가지 않기
  • 플래시 촬영과 수중 스쿠터 사용 자제하기
  • 한 개체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지 않게 하기

한국과의 인연으로는 제주와 남해안에서 정치망에 걸린 고래상어를 구조해 방류한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어요. 수온 상승과 함께 앞으로 한국 근해에서 관찰되는 일이 늘어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어요.

12. 보전 현황

고래상어는 IUCN 적색목록에서 2016년 취약(VU)에서 위기(EN)로 한 단계 올라갔어요. 지난 몇 세대 동안 인도-태평양 집단은 절반 이상, 대서양 집단도 상당한 비율로 줄었다는 평가가 근거가 됐어요. 전 세계 개체 수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사진 식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개체만 수천 마리 수준이고, 전체 규모를 수만 마리 정도로 보는 추정이 있어요. 자료마다 차이가 커서 숫자는 조심해서 받아들여야 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지느러미·고기·기름을 노린 어업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불법 포획이 이어짐)
  • 다랑어 선망 어업 등에서의 혼획
  • 대형 선박과의 충돌
  • 해양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 섭취 (여과섭식 특성상 위험이 큼)
  • 통제되지 않은 관광과 먹이 주기
  • 기후 변화에 따른 먹이 분포 변화

국제적으로는 200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I에 올라 국제 거래가 규제되고 있어요. 이동성 야생동물 보전 협약(CMS)에서도 보호 대상으로 지정돼 있어요. 필리핀, 몰디브, 인도, 호주, 멕시코 등 여러 나라가 국내법으로 포획을 금지하고 있어요.

한국에서의 법적 지위는 고시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어서, 해양수산부 해양보호생물 목록 등 최신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한국 근해에 나타나는 일은 드물지만, 그물에 걸렸을 때 신속히 풀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13. 수족관에서

고래상어는 세계 몇몇 대형 수족관에서 전시된 적이 있어요. 수천 톤에서 만 톤이 넘는 거대한 수조가 필요하고, 하루에 많은 양의 먹이를 공급해야 하며, 수질과 수온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해서 아주 소수의 시설만 시도할 수 있었어요.

수족관 전시는 많은 사람에게 고래상어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직접 보여 주어 관심과 보전 의식을 높인다는 의견이 있어요. 수족관에서의 관찰 덕분에 섭식 방법이나 성장 속도에 관한 자료가 쌓인 것도 사실이에요.

반대 의견도 강해요. 고래상어는 하루에도 수십 킬로미터를 움직이고 1,000미터 넘게 잠수하는 동물인데, 아무리 큰 수조라도 이런 생활을 대신할 수 없다는 비판이에요. 사육 중 폐사한 사례도 여러 번 있었고, 야생에서 포획해 들여오는 과정 자체가 개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한국에서도 정치망에 걸린 고래상어를 수족관에 전시했다가 비판 여론 속에 바다로 돌려보낸 일이 있었어요.

최근에는 고래상어를 가두어 보여 주기보다, 야생 집결지에서 엄격한 수칙을 지키며 관찰하거나 영상과 가상현실로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14. 대중문화 속 고래상어

고래상어는 거대하면서도 온순한 이미지 덕분에 '바다의 온순한 거인'으로 사랑받아요. 많은 해양 다큐멘터리에서 상징적인 장면으로 등장하고,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평생 한 번은 함께 헤엄쳐 보고 싶은 동물로 꼽혀요.

여러 해안 지역에는 고래상어에 얽힌 믿음이 전해져요. 베트남 어민들은 고래상어를 바다의 수호신처럼 여겨 해안에 떠밀려 온 사체를 정성껏 장사 지내기도 했다고 해요.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의 일부 어민은 고래상어가 그물 주변에 나타나는 것을 행운의 징조로 받아들여, 그물 위로 작은 물고기를 나눠 주는 독특한 관계를 맺어 왔어요. 필리핀에서는 '부탕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관광과 지역 정체성의 상징이 됐어요.

일본에서는 고래상어가 바다의 복을 가져오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고, 캐릭터 상품과 인형으로 큰 인기를 끌어요.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도 거대하고 느긋한 바다 생물의 대표로 종종 등장해요. 몰디브와 필리핀 등은 고래상어를 우표와 화폐 도안, 관광 홍보물에 사용해 왔어요.

8월 30일은 국제 고래상어의 날로, 고래상어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려요.

15. 여담

  • 고래상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이고, 두 번째로 큰 물고기는 역시 여과섭식을 하는 돌묵상어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육식성 물고기는 백상아리로 꼽혀요.
  • 입은 크지만 목구멍은 생각보다 좁아서 지름이 몇 센티미터 정도라고 알려져 있어요. 사람을 삼킬 수는 없어요.
  • 고래상어의 점무늬로 개체를 식별하는 데에는 허블 우주망원경 사진의 별을 맞추던 알고리즘이 응용됐어요. 바다의 '별자리'를 읽는 셈이에요.
  • 고래상어는 등을 맞대고 지나가는 잠수부에게도 거의 반응하지 않지만, 플래시 불빛이나 갑작스러운 접근에는 깊이 잠수해 사라지기도 해요.
  • 위성 추적 결과, 같은 개체가 해마다 같은 집결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연구자들은 개체마다 이름을 붙여 오랫동안 관찰해요.
  • 시민 과학자들이 올린 사진 수만 장이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모여 있어, 일반 다이버의 휴가 사진이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기도 해요.
  • 고래상어의 간은 몸무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커요. 이 간에 저장된 기름이 부력 조절과 에너지 저장을 함께 맡아요.
  • 고래상어가 수면에서 몸을 세우고 입을 벌린 채 물을 빨아들이는 모습은 마치 서서 물을 마시는 것처럼 보여 사진가들에게 인기 있는 장면이에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고래상어는 사람을 공격하나요?

아니요. 이빨은 아주 작고 먹이를 씹는 데도 쓰지 않으며, 목구멍도 좁아서 사람을 삼킬 수 없어요. 다만 꼬리에 부딪히면 다칠 수 있으니 머리 쪽 3m, 꼬리 쪽 4m 이상 거리를 두는 것이 좋아요.

이름에 '고래'가 있는데 고래인가요?

아니에요. 아가미로 숨 쉬고 연골 뼈대를 가진 진짜 상어예요. 고래처럼 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한국 바다에서도 볼 수 있나요?

드물지만 여름과 가을에 제주와 남해안 정치망에 들어오는 일이 가끔 보고돼요. 따뜻한 해류를 따라 올라온 개체로 여겨지고, 대개 그물에서 풀어 바다로 돌려보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Male whale shark at Georgia Aquarium.jpg — Zac Wolf · CC BY-SA 2.5
  2. Oeil et spiracle requin-baleine.JPG — Glaoadare · CC BY-SA 3.0
  3. Okinawa Aquarium.jpg — Jordy Meow · CC BY-SA 3.0
  4. Rémoras blancas (Remora albescens) en un tiburón ballena (Rhincodon typus), La Paz, Baja California, México, 2024-12-20, DD 07.jpg — Diego Delso · CC BY-SA 4.0
  5. Walhai 3.jpg — Dapaan · CC BY-SA 3.0
  6. Whale Shark (Rhincodon typus) with open mouth in La Paz, Mexico.jpg — Matthew T Rader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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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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