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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Gorilla

가장 큰 영장류로,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 두 종이 아프리카 적도 숲에 살아요. 실버백이 이끄는 가족 무리를 이루며, 무서운 겉모습과 달리 잎과 줄기를 먹는 온순한 동물이에요.

현존하는 가장 큰 영장류성숙한 수컷은 등이 은빛인 '실버백'오므린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려 과시매일 밤 새 잠자리 둥지를 만듦코 주름 무늬로 개체를 구별할 수 있음

1. 개요

고릴라는 현재 살아 있는 영장류 가운데 가장 큰 동물이에요. 아프리카 적도 부근의 열대림에만 살고,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 두 종, 그리고 그 아래 네 아종으로 나뉘어요. 사람, 침팬지, 보노보 다음으로 우리와 가까운 친척이라서, 유전체의 대부분을 사람과 공유해요.

영화 속 고릴라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하는 괴물로 그려지곤 하지만, 실제 고릴라는 하루 대부분을 잎과 줄기를 씹으며 조용히 보내는 온순한 채식주의자예요. 무리를 이끄는 등 은빛 수컷 '실버백'은 위협을 받으면 무시무시한 과시 행동을 하지만, 그 목적은 대개 싸움을 피하는 데 있어요.

두 종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 등급이에요. 밀렵, 서식지 파괴, 에볼라 같은 전염병이 겹치면서 숫자가 크게 줄었어요. 그런데 산악고릴라처럼 철저한 보호 덕분에 수가 다시 늘어난 사례도 있어서, 고릴라는 위기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 주는 동물이에요.

2. 이름과 분류

Western gorilla and eastern gorilla
Western gorilla and eastern gorilla
Clément BardotAzurfrog · CC BY-SA 4.0

고릴라는 사람과(Hominidae) 고릴라속(Gorilla)에 속해요. '고릴라'라는 말은 기원전 5세기 무렵 카르타고의 항해자 한노가 아프리카 서해안을 탐험하고 남긴 기록에 나오는 '털이 많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낱말에서 따왔다고 해요. 그 기록 속 존재가 실제 고릴라였는지, 침팬지나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19세기 중반 서양 학자들이 이 동물을 정식으로 기재하면서 이 고대의 이름을 빌려 붙였어요. 한국어에서는 영어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여 '고릴라'라고 불러요.

종아종학명주요 분포
서부고릴라서부로랜드고릴라Gorilla gorilla gorilla카메룬·가봉·콩고공화국·중앙아프리카공화국·적도기니 등
서부고릴라크로스리버고릴라G. g. diehli나이지리아와 카메룬 국경 산지
동부고릴라산악고릴라G. beringei beringei비룽가 화산 지대(르완다·우간다·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브윈디
동부고릴라동부로랜드고릴라(그라우어고릴라)G. b. graueri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서부로랜드고릴라의 학명 Gorilla gorilla gorilla처럼 속명, 종소명, 아종명이 모두 같은 이름을 '반복명'이라고 해요. 산악고릴라의 학명 beringei는 1902년 이 동물을 처음 사냥해 서양에 알린 독일 장교의 이름에서 왔고, graueri 역시 사람 이름에서 왔어요.

3. 진화

분자 연구에 따르면 고릴라 계통은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에서 약 800만~1,000만 년 전 무렵 갈라져 나왔다고 추정돼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약 1천만 년 전 유인원 화석이 고릴라 계통의 초기 친척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학계의 의견은 갈려요. 열대림은 뼈가 잘 보존되지 않는 환경이라서, 고릴라 조상의 화석은 아주 드물어요.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는 대략 100만~200만 년 전 무렵부터 갈라지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한동안 유전자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콩고강 유역의 지형과 빙하기 동안 숲이 줄었다 늘었다 한 변화가 두 집단을 서서히 떼어 놓았다고 생각돼요.

흥미롭게도 사람 유전체의 일부 구간은 침팬지보다 고릴라와 더 비슷해요. 세 계통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연달아 갈라졌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유전학에서는 이를 '불완전 계통 분류'라고 불러요.

4. 분포와 서식지

고릴라
Jefe Le Gran · CC BY 2.0

고릴라는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적도 부근의 열대림에서만 살아요.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의 분포 지역은 약 1,000km 정도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콩고 분지의 넓은 숲과 강이 가로놓여 있어요.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저지대 열대우림과 늪지 숲에 살아요. 숲 속의 '바이(bai)'라고 불리는 늪지 공터에 모여 수생 식물을 먹는 모습이 유명해요. 크로스리버고릴라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국경의 험한 산지에 흩어져 사는데, 사람의 영향을 피해 산꼭대기 근처로 밀려난 것으로 보여요.

산악고릴라는 해발 약 2,200~4,300m의 화산 지대 산림에 살아요. 이곳은 밤이면 기온이 영하 가까이 떨어질 만큼 서늘해서, 산악고릴라는 다른 고릴라보다 털이 길고 두꺼워요. 동부로랜드고릴라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저지대부터 산지까지 비교적 넓은 고도에 걸쳐 살아요.

아종해발 고도대표 환경
서부로랜드고릴라저지대열대우림, 늪지 숲
크로스리버고릴라저지대~산지험한 구릉과 산림
산악고릴라약 2,200~4,300m대나무 숲, 운무림, 고산 초원 가장자리
동부로랜드고릴라약 600~2,900m저지대 우림부터 산지 숲까지

5. 신체 특징

고릴라는 암수의 몸집 차이가 아주 큰 동물이에요. 다 자란 수컷은 암컷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고, 머리 꼭대기에 뼈로 된 볏(시상릉)이 솟아 있어 머리가 원뿔처럼 보여요. 이 볏에는 강력한 턱 근육이 붙어서 질긴 줄기도 쉽게 씹을 수 있게 해 줘요.

항목수컷암컷
선 키약 1.4~1.8m약 1.25~1.5m
몸무게(야생)약 140~200kg약 70~100kg
팔을 벌린 길이2m를 넘기도 함수컷보다 짧음

팔이 다리보다 길고, 땅 위에서는 손가락 두 번째 마디를 바닥에 대고 걷는 '너클 보행'을 해요. 손에는 사람처럼 마주 보는 엄지가 있고, 손가락과 발가락에는 지문이 있어요. 발도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벌어져 물건을 잡을 수 있어요.

수컷은 열두 살 무렵부터 등과 엉덩이의 털이 은회색으로 바뀌는데, 이 때문에 성숙한 수컷을 '실버백(silverback)'이라고 불러요. 아직 등이 검은 젊은 수컷은 '블랙백'이라고 해요. 털 색은 대개 검은색이지만, 서부로랜드고릴라는 갈색 기운이 돌고 머리 위가 적갈색인 경우가 많아요. 산악고릴라는 털이 길고 촘촘해요. 코 주변 주름 모양이 개체마다 달라서, 연구자들은 이 '코 지문'으로 개체를 구별해요.

고릴라의 힘은 흔히 과장되곤 해요. 사람보다 훨씬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사람의 10배' 같은 숫자는 과학적으로 측정된 값이 아니에요.

6. 생태와 습성

Mountain gorillas, Rwandamoving
Mountain gorillas, Rwandamoving
TKnoxB from Chemainus, BC, Canada · CC BY 2.0

고릴라는 무리를 이루어 살아요. 전형적인 무리는 실버백 수컷 한 마리와 성체 암컷 몇 마리, 그리고 그 새끼들로 이루어지며, 크기는 대개 5~15마리 정도예요. 산악고릴라에서는 실버백이 두 마리 이상인 무리도 흔하고, 30마리가 넘는 큰 무리가 관찰되기도 해요.

실버백은 무리의 이동 방향과 휴식 시간을 정하고, 무리 안의 다툼을 말리며, 외부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켜요. 다른 수컷이 다가오면 소리를 지르고 가슴을 두드리며 나뭇가지를 꺾고 달려드는 과시 행동을 해요. 대부분은 과시만으로 끝나지만, 무리를 빼앗으려는 경쟁에서는 실제 싸움이 일어나 심하게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있어요.

흥미롭게도 고릴라 무리는 '실버백 중심'으로 묶여 있어요. 암컷끼리는 친척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 고릴라에서는 암컷이 다 자라면 태어난 무리를 떠나 다른 무리나 혼자 사는 수컷에게 옮겨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수컷도 대부분 무리를 떠나 한동안 혼자 지내거나 수컷끼리 어울리다가, 암컷을 모아 자기 무리를 만들어요.

하루 일과는 단순해요. 아침에 일어나 먹이를 먹고, 한낮에는 쉬면서 털 고르기를 하거나 새끼들이 노는 동안 낮잠을 자고, 오후에 다시 먹으며 천천히 이동해요. 하루 이동 거리는 보통 1km 안팎이에요. 해 질 무렵에는 매일 새로 잎과 가지를 엮어 잠자리 둥지를 만들어요. 무거운 수컷은 주로 땅 위에, 가벼운 암컷과 새끼는 나무 위에 둥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고릴라는 수영을 하지 않고 물을 피하는 편이에요. 서부로랜드고릴라가 늪지에서 막대기로 물 깊이를 재는 듯한 행동이 관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7. 먹이

고릴라는 거의 완전한 채식을 해요. 다만 아종과 서식지에 따라 먹는 것이 꽤 달라요.

산악고릴라는 과일이 드문 고산 숲에 살기 때문에, 잎과 줄기, 싹, 나무 속껍질과 뿌리를 주로 먹어요. 야생 셀러리, 쐐기풀, 엉겅퀴, 대나무 순 등이 대표적인 먹이이고, 쐐기풀의 가시를 피해 잎을 접어 먹는 요령도 있어요. 대나무 순이 돋는 계절에는 대나무 숲으로 옮겨 가 실컷 먹어요.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저지대 숲에 열매가 많아서 과일을 훨씬 많이 먹어요. 열매가 풍부한 계절에는 먹이의 상당 부분이 과일이고, 과일을 찾아 하루에 더 먼 거리를 이동해요. 과일이 부족할 때는 잎과 줄기, 나무껍질, 늪지의 수생 식물로 버텨요.

고릴라는 개미나 흰개미 같은 곤충도 먹어요. 특히 서부고릴라는 흰개미 집을 부수어 먹는 모습이 관찰되는데, 이는 단백질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보여요.

다 자란 수컷은 하루에 많게는 20~30kg 정도의 식물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대부분의 수분을 식물에서 얻기 때문에 물을 따로 마시는 일은 드물어요. 커다란 배는 지방이 아니라, 질긴 섬유질을 발효시키기 위한 긴 장 때문에 불룩해 보이는 거예요.

8. 번식과 일생

Gorilla Tracking - 20
Gorilla Tracking - 20
Fiver Löcker from Wellington, New Zealand · CC BY-SA 2.0

고릴라는 정해진 번식기 없이 일 년 내내 짝짓기를 해요. 무리 안에서 짝짓기는 주로 실버백이 하지만, 여러 수컷이 있는 무리에서는 다른 수컷도 짝짓기 기회를 얻어요.

임신 기간은 약 8개월 반으로 사람과 비슷해요. 보통 새끼 한 마리를 낳고, 쌍둥이는 드물어요. 갓 태어난 새끼는 약 1.5~2kg으로 사람 아기보다 작아요. 처음 몇 달 동안은 어미 배에 매달려 지내고, 조금 크면 어미 등에 올라타고 다녀요.

단계나이특징
갓난 새끼0~6개월어미 배에 매달림, 젖만 먹음
어린 새끼6개월~3세어미 등에 타고 다니며 식물을 먹기 시작, 3~4세 무렵 젖을 뗌
어린 개체3~6세다른 새끼들과 활발히 놀고 혼자 둥지를 만들기 시작
아성체6~8세독립성이 커지고, 암컷은 곧 무리를 옮길 준비
암컷 성숙약 8~10세첫 출산은 대개 10세 전후
수컷 성숙약 12~15세등이 은빛으로 변하며 실버백이 됨
노년30~40세야생 수명은 대략 35~40년

암컷은 대개 4년 정도 간격으로 새끼를 낳아요. 평생 낳는 새끼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성체 한 마리를 잃는 것이 개체군에 큰 타격이 돼요.

고릴라 사회에는 어두운 면도 있어요. 새로운 수컷이 무리를 차지하면 이전 수컷의 어린 새끼를 죽이는 '영아 살해'가 일어나기도 해요. 그러면 어미가 더 빨리 다시 발정해 새 수컷의 새끼를 낳게 되기 때문이에요. 암컷이 강한 실버백 곁에 머무는 것은 이런 위험에서 새끼를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돼요.

사육 상태에서는 50세를 넘기는 고릴라도 있고, 60세 이상까지 산 기록도 있어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고릴라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에요.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보는 능력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고릴라는 거울 실험을 통과했어요. 야생에서는 막대기로 물 깊이를 재거나, 나무줄기를 다리처럼 놓아 늪을 건너는 등의 도구 사용이 관찰되었어요. 침팬지보다 도구를 덜 쓰는 편인데, 이는 능력 부족이라기보다 먹이 자체가 도구 없이도 얻기 쉬운 식물이기 때문으로 보여요.

사람과 함께 지낸 일부 고릴라는 수화를 배워 수백 개의 신호를 사용했다고 보고되기도 했어요. 다만 이것이 진정한 '언어'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 논쟁이 있어요.

야생 고릴라의 의사소통은 다양한 소리와 몸짓으로 이루어져요. 만족스러울 때 내는 낮은 트림 같은 소리, 경고할 때의 짧은 짖음, 위협할 때의 포효와 함께, 먹을 때 흥얼거리는 듯한 노래 소리를 내기도 해요. 이 '먹이 노래'는 무리에게 '여기 먹을 게 있다'는 신호이거나, 그저 기분이 좋다는 표현일 수 있다고 해요.

가장 유명한 몸짓은 가슴 두드리기예요. 주먹이 아니라 오목하게 모은 손바닥으로 가슴을 치기 때문에 '퍽퍽'이 아니라 '통통' 울리는 소리가 나고, 숲에서 1km 가까이 퍼질 수 있어요. 산악고릴라 연구에서는 몸이 큰 수컷일수록 가슴 두드리기 소리의 주파수가 낮다는 결과가 나와, 이 소리가 자신의 체격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어요. 암컷과 새끼도 놀 때 가슴을 두드려요.

10. 천적과 생존

고릴라
See Source · CC BY 2.5

다 자란 고릴라를 노릴 수 있는 야생 포식자는 표범 정도예요. 표범이 고릴라를 사냥한 증거가 일부 보고되었지만, 실버백이 지키는 무리를 공격하는 일은 드물어요. 고릴라 무리는 위협을 받으면 실버백이 앞에 나서서 과시 행동을 하고, 그동안 암컷과 새끼는 피해요.

자연 속에서 더 흔한 사망 원인은 질병, 부상, 그리고 새끼의 경우 영아 살해예요. 고릴라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워서 사람의 감기, 독감, 홍역 같은 호흡기 질병에 쉽게 걸려요. 그래서 고릴라 관광 지역에서는 관광객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아픈 사람은 관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며, 최근에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기도 해요.

에볼라 바이러스는 고릴라에게 특히 치명적이었어요. 2000년대 초 중앙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유행하면서 일부 지역의 고릴라가 대량으로 죽었고, 수천 마리가 희생되었다는 추정도 있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서양 과학계에 고릴라가 정식으로 알려진 것은 1847년이에요. 그 뒤 19세기 탐험가들은 고릴라를 사납고 위험한 괴물로 묘사했고, 많은 고릴라가 표본과 사냥 트로피를 위해 사냥되었어요. 이런 이미지는 20세기 초 영화까지 이어졌어요.

고릴라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은 현장 연구자들이었어요. 1960년대부터 미국의 동물학자 다이앤 포시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르완다의 산악고릴라 무리 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고릴라가 평화롭고 가족 중심적인 동물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어요. 포시는 밀렵에 맞서 싸우다 1985년 살해당했고, 그의 이야기는 이후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오늘날 고릴라와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축은 '생태 관광'이에요. 르완다,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사람에게 익숙해진 산악고릴라 무리를 소수의 관광객이 짧은 시간 동안 방문할 수 있는데, 허가 비용이 비싼 편이어서 그 수입이 보호 활동과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요. 덕분에 지역 사회가 고릴라를 '지켜야 할 자원'으로 여기게 되었어요.

반면 갈등도 있어요. 숲 가장자리에서는 고릴라가 농작물을 먹어 피해를 주기도 하고, 사람들이 숲을 개간하거나 땔감을 얻으면서 서식지가 줄어들어요. 내전 지역에서는 보호 구역 관리가 무너지고 레인저가 목숨을 잃는 일도 이어져 왔어요.

한국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많지 않지만, 고릴라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어서 허가 없이 수출입하거나 거래할 수 없어요. 또 휴대전화와 전자 제품에 쓰이는 광물 일부가 고릴라 서식지인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채굴되기 때문에, '분쟁 광물'과 전자 폐기물 재활용 문제가 고릴라 보호와 연결된다는 캠페인도 있어요.

12. 보전 현황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 모두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으로 분류돼요. 다만 아종별로 상황이 조금씩 달라요.

아종개체 수 추정비고
서부로랜드고릴라약 30만~36만 마리 내외(2010년대 후반 조사 기반)수는 가장 많지만 감소 추세
크로스리버고릴라약 250~300마리가장 희귀한 고릴라
산악고릴라약 1,000마리 이상(2010년대 후반 조사)2018년 위급에서 '위기(EN)'로 하향 조정
동부로랜드고릴라수천 마리 수준, 조사마다 차이 큼내전과 채굴로 크게 감소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숫자로만 보면 많아 보이지만, 넓고 접근이 어려운 숲에 살아 정확히 세기 어렵고, 밀렵과 에볼라 때문에 세대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요. 동부로랜드고릴라는 20세기 말 이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무력 분쟁과 광물 채굴 캠프 주변의 야생동물 고기 사냥으로 크게 줄었어요.

산악고릴라는 반대로 보전 성공 사례예요. 1980년대에는 수백 마리 수준까지 줄었지만, 무장 레인저의 순찰, 수의사 팀의 현장 치료, 관광 수입을 활용한 지역 사회 지원이 합쳐지면서 꾸준히 늘었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야생동물 고기를 얻기 위한 밀렵과 올무
  • 벌목, 농지 개간, 광산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 에볼라 등 전염병, 사람에게서 옮는 호흡기 질병
  • 무력 분쟁과 보호 구역 관리 공백
  • 새끼를 불법 거래하려는 포획

고릴라는 CITES 부속서 I에 올라 있어 국제 상업 거래가 금지되어 있어요.

13. 동물원에서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고릴라는 대부분 서부로랜드고릴라예요. 산악고릴라는 사육 상태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서, 현재 동물원에는 거의 없어요.

과거 동물원의 고릴라는 콘크리트 우리에 혼자 갇혀 지내는 경우가 많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 행동이 흔했어요. 오늘날 좋은 시설에서는 실버백과 암컷, 새끼로 이루어진 가족 무리를 만들고, 나무와 풀이 있는 넓은 공간, 둥지를 만들 재료, 먹이를 찾아야 하는 놀이 장치 등을 제공해요. 사육사들은 고릴라가 스스로 건강 검진에 협조하도록 훈련하기도 해요. 사육 상태에서는 심장 질환이 수컷 고릴라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먹이를 잎채소 위주로 바꾸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어요.

동물원 고릴라를 둘러싼 윤리 논쟁도 계속돼요. 사람과 가까운 지적 동물을 가두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있고, 관람객 앞에 계속 노출되는 스트레스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반대편에서는 동물원이 멸종위기종의 유전자 보험 역할을 하고, 야생 보전 활동에 자금을 대며, 사람들이 고릴라에게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주장해요.

고릴라는 절대 애완동물이 될 수 없어요. 새끼 고릴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밀렵꾼이 무리의 어른들을 죽이는 경우가 많고, 자란 고릴라는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힘과 사회적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불법 거래에서 구조된 새끼 고릴라는 전문 보호 센터에서 오랜 시간 재활해야 해요.

14. 대중문화 속 고릴라

대중문화에서 가장 유명한 고릴라는 1933년 영화에 처음 등장한 거대 유인원 '킹콩'일 거예요. 고층 빌딩 꼭대기에 올라 비행기와 싸우는 장면은 영화사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어요. 킹콩은 무서운 괴물이면서도 사람에게 이용당하는 비극적인 존재로 그려져, 자연과 문명의 충돌을 상징하기도 해요.

타잔 이야기에서도 유인원 무리가 주인공을 키우는 설정이 등장하고, 여러 애니메이션에서는 고릴라가 듬직한 보호자나 힘센 조연으로 나와요. 게임 속 커다란 고릴라 캐릭터들도 오래도록 사랑받아 왔어요.

'고릴라'라는 말은 덩치 크고 힘센 사람을 가리키는 별명으로도 쓰이고, 영어에서 '800파운드 고릴라'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존재를 뜻하는 관용구예요. 반면 '고릴라 장갑'이나 '고릴라 테이프'처럼 튼튼함을 강조하는 상품 이름에도 자주 쓰여요.

다이앤 포시의 삶을 그린 영화는 고릴라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고,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고릴라가 국가 관광의 상징이 되었어요. 르완다에서는 매년 새로 태어난 산악고릴라 새끼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전통 행사가 열려요.

15. 여담

  • 고릴라의 혈액형은 거의 모두 B형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사람과 같은 ABO 혈액형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가까운 친척임을 보여 줘요.
  • 고릴라도 사람처럼 지문이 있고, 코 주름 모양으로 개체를 구별할 수 있어요.
  • 고릴라는 매일 밤 새 둥지를 만들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둥지 수를 세어 개체 수를 추정해요.
  • 산악고릴라는 다른 고릴라보다 털이 길어서, 서늘한 고산 숲의 추위를 견딜 수 있어요.
  • 고릴라는 겉보기와 달리 아주 수줍음이 많아요. 낯선 상황에서는 시선을 피하고, 똑바로 쳐다보는 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여요.
  • 짧은 거리라면 고릴라는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고 해요.
  • 고릴라가 웃는 듯한 표정과 간지럼을 탈 때 내는 헐떡이는 소리는, 사람 웃음의 진화적 기원을 연구하는 데 쓰이기도 해요.
  • 크로스리버고릴라는 너무 희귀하고 수줍어서, 오랫동안 사진조차 거의 찍히지 않았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고릴라는 사나운 동물인가요?

기본적으로 온순해요. 실버백의 가슴 두드리기와 돌진은 대부분 싸움을 피하려는 과시이지만, 위협을 느끼면 위험할 수 있어요.

고릴라는 몇 종인가요?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 두 종이고, 각각 서부로랜드·크로스리버, 산악·동부로랜드고릴라 두 아종으로 나뉘어요.

왜 고릴라 수가 줄고 있나요?

야생동물 고기를 노린 밀렵, 벌목·광산 개발로 인한 숲 파괴, 에볼라 같은 질병, 무력 분쟁이 주요 원인이에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Gorille des plaines de l'ouest à l'Espace Zoologique.jpg — Thurundir · CC BY-SA 4.0
  2. Gorilla gorilla & Gorilla beringei.jpg — Clément BardotAzurfrog · CC BY-SA 4.0
  3. Gorilla nest.jpg — Jefe Le Gran · CC BY 2.0
  4. Gorillas-moving.jpg — TKnoxB from Chemainus, BC, Canada · CC BY 2.0
  5. Gorillas in Uganda-3, by Fiver Löcker.jpg — Fiver Löcker from Wellington, New Zealand · CC BY-SA 2.0
  6. Gorrila tool use-Efi.jpg — See Source · CC BY 2.5

같은 무리의 동물

사자
사자고양잇과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무리를 이루어 사는 대형 육식동물이에요. 아프리카 사바나와 인도 기르 숲에만 남아 있고, 개체 수가 꾸준히 줄고 있어요.
포유류VU · 취약
호랑이
호랑이고양잇과에서 가장 큰 종으로, 줄무늬 덕분에 숲속에서 몸을 감추는 단독 사냥꾼이에요. 한국인에게는 산신이자 민족의 상징이지만 야생에는 수천 마리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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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치타순간 시속 100km 안팎을 내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육상동물이에요. 속도를 위해 힘을 포기한 몸이라, 먹이를 다른 맹수에게 자주 빼앗겨요.
포유류VU · 취약
아프리카코끼리
아프리카코끼리현재 땅 위에 사는 동물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종이에요. 어미를 중심으로 한 가족 무리, 뛰어난 기억력, 초원을 가꾸는 생태계 엔지니어 역할로 유명해요.
포유류EN ·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