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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카멜레온 Furcifer pardalis

마다가스카르 북부와 동부에 사는 화려한 카멜레온이에요. 피부 속 나노 결정을 조절해 색을 바꾸고, 몸보다 긴 혀를 순식간에 쏘아 곤충을 잡아요.

지역마다 색깔 패턴이 달라 '로컬'로 구분좌우 눈이 따로 움직여 거의 360도 시야몸길이의 1.5~2배까지 뻗는 혀집게 같은 발과 감는 꼬리로 나무 생활

1. 개요

표범카멜레온은 아프리카 동쪽 바다의 큰 섬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카멜레온이에요. 수컷은 청록, 주황, 빨강, 노랑이 뒤섞인 화려한 몸빛을 지녀서, 카멜레온 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바로 그 모습에 가까워요.

카멜레온 무리는 좌우가 따로 움직이는 눈, 순식간에 발사되는 긴 혀, 나뭇가지를 움켜쥐는 집게발과 감는 꼬리 같은 독특한 특징으로 유명해요. 표범카멜레온은 이런 특징을 모두 갖춘 데다 연구도 많이 되어, 카멜레온의 색 변화 원리를 밝힌 대표적인 연구 대상이기도 해요.

하지만 화려함은 이 동물에게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세계 파충류 애호가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매년 많은 개체가 마다가스카르에서 수출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죽는 개체도 많아요. 이 문서는 표범카멜레온을 중심으로, 필요한 곳에서는 카멜레온 무리 전체의 이야기도 함께 다뤄요.

2. 이름과 분류

Female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Le Tampon, Reunion Island.
Female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Le Tampon, Reunion Island.
B.navez · CC BY-SA 3.0

학명은 Furcifer pardalis예요. 속명 푸르키페르(Furcifer)는 라틴어로 '갈퀴를 지닌 자'라는 뜻으로, 두 갈래로 갈라진 발 모양에서 왔다는 설명이 흔해요. 종소명 파르달리스(pardalis)는 표범 무늬를 뜻하는 말이고, 한국어 이름 '표범카멜레온'과 영어 이름 Panther chameleon도 여기서 나왔어요. 1829년 프랑스 박물학자 조르주 퀴비에가 처음 기재했어요.

카멜레온이라는 말은 그리스어 khamai(땅 위의)와 leon(사자)을 합친 것으로 '땅 위의 사자'라는 뜻이에요. 작은 몸집에 비해 위엄 있는 볏과 느릿한 걸음이 그런 이름을 낳았다고 해요. 한국어에서도 외래어 그대로 카멜레온이라고 불러요.

카멜레온과(Chamaeleonidae)에는 약 200여 종이 알려져 있고, 그중 절반 가까이가 마다가스카르에 살아요. 표범카멜레온이 속한 푸르키페르속은 거의 모두 마다가스카르 특산이에요. 카멜레온과는 크게 나무 위에 사는 카멜레온아과와 땅 가까이 낙엽층에 사는 작은 브루케시아아과로 나뉘어요.

2.1. 로컬(지역형)

표범카멜레온은 사는 지역에 따라 수컷의 색깔이 놀라울 만큼 달라요. 그래서 보통 지명을 붙여 '로컬'이라고 구분해요. 예를 들어 북서부 앞바다 노지베섬 개체는 청록과 파랑이 강하고, 북부 암빌로베 지역 개체는 빨강, 초록, 파랑이 섞인 띠무늬가 두드러지며, 동부 해안의 개체는 붉은색이나 분홍빛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2014년의 유전자 연구는 이런 지역형들이 유전적으로도 꽤 구분된다는 결과를 내놓았고, 표범카멜레온이 사실 여러 종으로 이루어진 복합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아직 공식적으로 종이 나뉘지는 않았어요.

3. 진화

카멜레온은 아가마도마뱀과 가까운 친척으로, 두 무리는 함께 '아크로돈트 이구아나류'라는 큰 갈래를 이뤄요. 가장 오래된 카멜레온 화석으로 꼽히는 것은 약 1억 년 전 백악기의 미얀마 호박 속에서 발견된 작은 새끼 도마뱀인데, 연구자에 따라 카멜레온의 초기 친척인지 다른 도마뱀인지 해석이 엇갈려요. 확실한 카멜레온 화석은 신생대 중신세(약 2,000만 년 전 무렵)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나왔어요.

카멜레온의 기원지에 대해서는 아프리카 대륙설과 마다가스카르설이 있어요. 분자 연구 다수는 카멜레온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원했고, 이후 바다를 건너 마다가스카르와 세이셸, 코모로 등으로 여러 차례 퍼졌다고 봐요.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한 계통은 섬 안에서 폭발적으로 다양해져 오늘날 거대한 파슨카멜레온부터 손가락 끝에 올라가는 브루케시아까지 극단적인 크기 차이를 보이는 무리가 되었어요.

쏘는 혀, 집게발, 독립된 눈 같은 특징은 나무 위에서 가만히 기다렸다가 곤충을 잡는 생활에 맞춰 함께 발달한 것으로 여겨져요.

4. 분포와 서식지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 Montagne d’Ambre, Madagascar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 Montagne d’Ambre, Madagascar
Charles J. Sharp · CC BY-SA 4.0

표범카멜레온의 자연 분포지는 마다가스카르 북부와 동부 해안을 따라 펼쳐진 저지대예요. 노지베섬 같은 주변 섬에도 살고, 인도양의 레위니옹과 모리셔스에는 사람이 들여온 개체가 정착해 있어요.

이 카멜레온은 울창한 원시림 깊은 곳보다 숲 가장자리, 관목지, 하천변, 그리고 사람이 사는 마을이나 농경지 주변 나무처럼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해요. 그래서 일부 다른 카멜레온과 달리 숲이 개간된 환경에도 어느 정도 적응해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서식지 기후는 덥고 습한 열대예요. 낮 기온은 대체로 25~32도, 밤에는 20도 안팎으로 내려가고, 우기에는 비가 많이 와요. 아침 이슬과 빗방울은 카멜레온에게 중요한 물 공급원이에요. 대부분의 카멜레온은 고인 물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잎에 맺힌 물방울을 핥아 마시기 때문이에요.

5. 신체 특징

표범카멜레온은 암수 차이가 아주 뚜렷한 동물이에요.

항목수컷암컷
몸길이(꼬리 포함)보통 35~45cm, 최대 약 50cm보통 23~35cm
몸무게대략 140~180g대략 60~100g
몸빛화려한 파랑·초록·빨강·주황갈색·회색·연한 주황, 임신 시 짙은 색과 주황 무늬

몸은 옆으로 납작해서 가지 위에서 잎처럼 보이고, 등에는 작은 돌기가 줄지어 있어요. 머리 위에는 투구처럼 솟은 부분이 있지만 잭슨카멜레온처럼 뿔은 없어요.

발은 다섯 발가락이 두 묶음과 세 묶음으로 붙어서 집게처럼 맞물려요. 앞발과 뒷발의 묶음 방향이 반대라서 어떤 굵기의 가지든 단단히 움켜쥘 수 있어요. 꼬리는 가지를 감을 수 있는 감는 꼬리라서, 쉬거나 위험할 때 돌돌 말아 두기도 해요. 꼬리가 잘리면 다시 자라지 않는다는 점도 다른 많은 도마뱀과 달라요.

5.1. 눈과 혀

카멜레온의 눈은 두꺼운 원뿔 모양의 눈꺼풀로 덮여 있고, 가운데 작은 구멍으로만 동공이 보여요. 두 눈이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여 한쪽은 앞을, 다른 쪽은 뒤를 볼 수 있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거의 360도를 살필 수 있어요. 먹이를 발견하면 두 눈을 앞으로 모아 입체적으로 거리를 재요. 렌즈 구조가 특이해서 초점을 매우 빠르게 맞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혀는 몸길이의 1.5~2배까지 뻗어요. 혀뼈 둘레에 감긴 근육과 콜라겐 조직이 용수철처럼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한꺼번에 풀어 주기 때문에, 발사 순간의 가속도는 전투기를 훨씬 넘어설 만큼 커요. 혀끝은 끈적한 점액과 빨판 같은 구조로 먹이를 붙잡아요.

6. 생태와 습성

표범카멜레온
Charles J. Sharp · CC BY-SA 4.0

표범카멜레온은 낮에 활동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나무와 덤불 위에서 보내요. 아침에는 햇볕 드는 가지로 나와 몸을 데우는데, 이때 몸빛을 어둡게 해서 열을 더 많이 흡수하기도 해요. 몸이 따뜻해지면 가지를 따라 앞뒤로 흔들흔들 움직이며 먹이를 찾는데, 이 걸음걸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을 흉내 내는 위장으로 해석돼요.

성체는 기본적으로 혼자 살고, 수컷은 자기 영역에 다른 수컷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해요. 두 수컷이 마주치면 몸을 옆으로 부풀리고 색을 최대한 밝게 바꾸며 입을 벌려 위협해요. 대부분 한쪽이 색을 어둡게 바꾸며 물러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서로 물어뜯는 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요.

밤에는 가지 끝의 가는 줄기에서 잠을 자요. 잠든 카멜레온은 색이 연해져서 손전등을 비추면 하얗게 빛나 보이는데, 연구자들은 이 점을 이용해 밤에 개체 수를 조사해요. 가지 끝에서 자는 이유는 뱀처럼 무거운 포식자가 다가오면 가지가 흔들려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어요.

7. 먹이

표범카멜레온은 거의 전적으로 곤충을 먹는 식충성 동물이에요. 메뚜기, 귀뚜라미, 파리, 나비와 나방, 바퀴, 딱정벌레 등 움직이는 작은 동물이라면 대부분 사냥 대상이 되고, 큰 수컷은 드물게 작은 도마뱀이나 새끼 새를 잡기도 해요. 잎이나 꽃을 조금 먹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수분이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추정돼요.

사냥 방식은 '앉아서 기다리기'와 '살금살금 다가가기'를 섞은 형태예요. 한자리에서 눈만 굴리며 오래 기다리다가 먹이가 사정권에 들어오면 천천히 몸을 앞으로 내밀고, 두 눈을 먹이에 고정한 뒤 혀를 쏘아요. 혀가 먹이에 닿아 입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아요.

물은 주로 잎에 맺힌 이슬이나 빗방울을 혀로 핥아 마셔요. 움직이는 물방울에 더 잘 반응하기 때문에, 고요하게 고인 물은 물인 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8. 번식과 일생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 Anjajavy Forest, Madagascar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 Anjajavy Forest, Madagascar
Charles J. Sharp · CC BY-SA 3.0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가장 화려한 색으로 몸을 물들이고 고개를 까딱이며 암컷에게 다가가요. 짝짓기 준비가 된 암컷은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지만, 준비가 안 되었거나 이미 알을 밴 암컷은 몸을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바꾸고 주황 무늬를 띠며, 입을 벌리고 쉬익 소리를 내 수컷을 거부해요. 몸 색깔 자체가 '거절'이라는 분명한 신호인 셈이에요.

짝짓기 후 약 3~6주가 지나면 암컷은 땅으로 내려와 촉촉한 흙에 굴을 파고 알을 낳아요. 한 번에 낳는 알은 보통 10~40개로, 개체와 영양 상태에 따라 차이가 커요. 암컷은 한 번 짝짓기로 여러 번 알을 낳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알은 땅속에서 약 6~12개월에 걸쳐 천천히 발달하는데, 기온에 따라 중간에 발달이 잠시 멈추는 휴면기를 거치기도 해요.

단계기간·나이특징
알약 6~12개월땅속 굴에서 발달
새끼부화~3개월몸길이 5cm 안팎, 바로 혼자 사냥
청소년기3~7개월빠르게 자라고 수컷은 색이 나타남
성체약 7~12개월 이후번식 가능

수명은 짧은 편이에요. 야생 수컷은 대략 2~5년, 암컷은 알을 여러 번 낳는 부담 때문에 이보다 짧은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정확한 야생 수명 자료는 많지 않아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카멜레온의 대표 능력인 색 변화는 오랫동안 피부 속 색소 세포가 색소를 모았다 퍼뜨리는 방식으로만 설명되었어요. 그런데 2015년 스위스 연구진이 표범카멜레온을 연구해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어요. 피부 아래 홍채세포라는 층에 구아닌으로 된 아주 작은 결정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카멜레온이 흥분하면 결정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 바뀐다는 거예요. 간격이 좁을 때는 파란빛이 반사되어 노란 색소와 섞여 초록으로 보이고, 간격이 넓어지면 노랑·주황·빨강 쪽 빛이 반사돼요. 즉 화려한 색 변화의 상당 부분은 색소가 아니라 빛의 간섭으로 만들어지는 구조색이에요.

이 색 변화는 주변 배경에 맞추는 위장보다는 의사소통 수단에 가까워요. 경쟁자 수컷에게 힘을 과시하고, 암컷에게 구애하고, 반대로 거절하며, 체온을 조절하는 데 쓰여요. 실험에서는 더 밝고 빠르게 색을 바꾸는 수컷이 싸움에서 이기는 경향이 있었다는 결과도 있어요.

카멜레온은 자외선도 볼 수 있고, 일부 종은 자외선 아래에서 뼈의 돌기가 형광으로 빛난다는 사실이 2018년 연구로 알려졌어요. 소리로 의사소통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몸을 진동시켜 가지를 통해 신호를 보낸다는 연구도 있어요.

10. 천적과 생존

표범카멜레온의 천적은 뱀, 맹금류와 까마귀류 같은 새, 그리고 마다가스카르의 육식 포유류 등이에요. 알과 새끼는 개미, 작은 포유류, 다른 파충류에게도 희생되기 쉬워요. 새끼 때는 사망률이 매우 높아서, 수십 개의 알 가운데 성체까지 살아남는 개체는 일부에 불과해요.

카멜레온의 1차 방어는 들키지 않는 것이에요. 쉬고 있을 때의 초록·갈색 몸빛과 잎을 닮은 납작한 몸, 흔들거리는 걸음이 모두 위장 효과를 내요. 들켰을 때는 몸을 부풀리고 입을 벌려 쉬익 소리를 내며 크게 보이려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가지 반대편으로 돌아 숨거나 몸을 떨어뜨려 덤불 속으로 사라지기도 해요.

사람이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산불과 화전, 숲 개간으로 서식지가 사라지고, 길에서 차에 치이거나 반려동물로 잡혀가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개간지에도 적응력이 있어서 다른 많은 마다가스카르 카멜레온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에요.

11. 인간과의 관계

마다가스카르에서 카멜레온은 여러 민간 신앙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역에 따라 카멜레온을 불길하게 여겨 피하거나, 함부로 해치면 안 되는 존재로 여기는 전통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마을 주변에 흔한 표범카멜레온은 현지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이기도 해요.

표범카멜레온과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제 반려동물 거래예요. 1980~90년대 이후 유럽, 북미, 아시아로 수많은 개체가 수출되었고, 마다가스카르는 CITES 규정에 따라 수출 할당량을 정해 관리하고 있어요. 하지만 야생에서 잡힌 개체는 포획, 보관,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탈수와 기생충, 스트레스로 많이 죽어요. 사육 상태에서도 자외선, 온도, 습도, 물 공급을 정밀하게 맞추지 못하면 대사성 골질환이나 탈수, 감염으로 일찍 죽는 경우가 흔해요.

그래서 이 문서는 표범카멜레온을 반려동물로 들이는 것을 권하지 않아요. 합법적인 거래라 해도 야생 개체군과 개체 하나하나에게 큰 부담을 주고, 많은 나라에서 허가 없는 수출입은 불법이에요. 한국에서도 CITES 부속서 II 종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해당해 수출입 허가 등 법적 절차가 필요해요. 이 동물을 가장 잘 만나는 방법은 다큐멘터리나 마다가스카르의 책임 있는 생태 관광이에요.

12. 보전 현황

표범카멜레온은 IUCN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LC)으로 평가되어 있어요. 분포 범위가 넓고, 개간지와 마을 주변에도 살며, 여러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정확한 전체 개체 수 추정치는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렇다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마다가스카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원래 숲의 상당 부분을 잃었고, 화전과 목탄 생산, 농지 확대가 계속되고 있어요. 또 지역형마다 유전적으로 구분된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표범카멜레온이 여러 종으로 나뉠 경우 분포가 좁은 일부 지역형은 더 높은 위험 등급을 받을 수도 있어요.

카멜레온과 전체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요. 많은 종이 좁은 산지 숲에만 살아서 서식지 파괴에 매우 취약하고, 상당수가 위기나 위급 등급이에요. 카멜레온과의 대부분 종은 CITES 부속서 II에 올라 국제 거래가 관리되고 있어요. 마다가스카르의 보호구역 확대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숲 관리, 불법 거래 단속이 카멜레온 보전의 핵심이에요.

13. 사육 시설에서

표범카멜레온은 동물원 파충류관에서 종종 볼 수 있어요. 시설에서는 통풍이 잘되는 그물형 사육장, 살아 있는 식물, 자외선 조명과 체온을 올릴 수 있는 열원, 그리고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장치나 분무 시스템을 갖춰야 해요. 수컷끼리는 서로를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시야를 가려 따로 키우는 경우가 많아요.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전문 시설에서도 카멜레온의 건강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사육 개체는 보통 사육 상태에서 번식된 개체를 쓰는 것이 원칙이고, 야생 포획 개체를 들여오는 것은 윤리적으로 비판받아요.

동물원의 카멜레온 전시는 교육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해요. 관람객이 색 변화와 혀 사냥을 직접 보고, 마다가스카르 숲의 위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짧은 수명과 높은 스트레스 민감성을 고려하면, 전시 규모를 최소화하고 동물의 복지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요.

14. 대중문화 속 카멜레온

카멜레온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사람'을 가리키는 비유로 전 세계에서 쓰여요. 한국어에서도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처세에 능한 사람을 비꼬는 말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배역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배우나 가수를 칭찬하는 표현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실제 카멜레온의 색 변화는 주변에 맞추기보다는 감정과 신호를 드러내는 쪽에 가까워서, 이 비유는 생물학적으로 보면 반쯤만 맞아요.

아프리카의 여러 민담에서 카멜레온은 신의 전령으로 등장해요.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에는 신이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전하라고 카멜레온을 보냈는데, 너무 느리게 가는 바람에 뒤에 보낸 도마뱀이 '죽음'의 소식을 먼저 전해 사람이 죽게 되었다는 줄거리가 있어요. 지역마다 세부 내용은 달라요.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도 카멜레온은 단골이에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파스칼, 서부극 패러디 애니메이션 「랭고」의 주인공, 그리고 몸 색을 바꾸거나 투명해지는 수많은 게임 캐릭터와 포켓몬 같은 몬스터들이 카멜레온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1980년대 영국 밴드 컬처 클럽의 노래 「카르마 카멜레온」도 유명해요.

15. 여담

  • 카멜레온 중 가장 작은 종으로 알려진 브루케시아 나나는 2021년 마다가스카르에서 기재되었는데, 수컷의 몸길이가 2cm 남짓이라 손톱 위에 올라갈 정도예요.
  • 반대로 가장 큰 축에 드는 파슨카멜레온과 말레르카멜레온은 몸길이가 60cm를 넘기도 해요.
  • 카멜레온의 혀는 몸집이 작은 종일수록 몸길이에 비해 더 길고 더 빠르게 발사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 표범카멜레온 암컷은 짝짓기를 거부할 때뿐 아니라 이미 알을 뱄을 때도 특유의 짙은 몸빛을 띠어서, 연구자들은 색만 보고도 번식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요.
  • 카멜레온은 귀에 바깥귀가 없어 공기 중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지만, 낮은 진동은 느낄 수 있어요.
  • 표범카멜레온의 '로컬' 이름은 지명에서 왔기 때문에, 같은 지역형이라도 판매자가 붙이는 이름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카멜레온은 주변 색에 맞춰 몸 색을 바꾸나요?

주로 그렇지 않아요. 표범카멜레온의 색 변화는 기분, 온도, 구애와 경쟁 신호에 더 가깝고, 위장은 기본 색과 패턴이 맡는 부분이 커요.

왜 '표범'이라는 이름이 붙었나요?

학명 pardalis가 라틴어로 표범 같은 무늬를 뜻해요. 몸의 점과 띠무늬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애완용으로 많이 팔리던데 괜찮은가요?

권하지 않아요. 야생 포획 개체는 운송 중 스트레스로 많이 죽고, 사육 환경을 맞추기 매우 어려워요. 수출입은 CITES 허가가 필요한 규제 대상이에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male Nosy Be.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2. FurciferPardalisFemale.JPG — B.navez · CC BY-SA 3.0
  3.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 Montagne d’Ambre.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4.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male Montagne d’Ambre.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5. Panther chameleon furcifer pardalis female.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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