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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Ursus maritimus

북극의 바다 얼음 위에서 물범을 사냥하며 사는 가장 큰 곰이에요. 투명한 털과 검은 피부, 두꺼운 지방층으로 혹한을 견디지만, 기후 변화로 얼음이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어요.

육지 최대급 육식동물털은 투명하고 피부는 검은색수백 km를 헤엄친 기록이 있는 수영 선수1km 넘게 떨어진 물범 냄새를 맡는 후각임신한 암컷만 굴에서 겨울을 남

1. 개요

북극곰은 북극의 바다 얼음 위에서 살아가는 곰이에요. 다 자란 수컷은 몸무게가 500kg을 훌쩍 넘어서, 알래스카의 큰 불곰과 함께 육지에 사는 육식동물 가운데 가장 크다고 손꼽혀요. 하얗게 보이는 털, 두꺼운 지방층, 넓적한 발바닥, 뛰어난 후각까지, 몸의 모든 부분이 영하 수십 도의 얼음 세계에서 물범을 사냥하며 살아가도록 진화했어요.

북극곰은 땅에서 태어나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바다 얼음 위와 바닷속에서 보내요. 그래서 많은 나라의 법과 연구에서는 북극곰을 고래나 물범처럼 '해양 포유류'로 분류해요. 학명도 '바다의 곰'이라는 뜻이에요.

오늘날 북극곰은 기후 변화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어요. 북극의 바다 얼음은 북극곰이 물범을 사냥하는 '사냥터'인데, 지구 온난화로 이 얼음이 늦게 얼고 일찍 녹으면서 굶주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북극곰은 '취약(VU)' 등급이고, 얼음이 계속 줄어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개체 수가 크게 줄 것으로 우려돼요.

2. 이름과 분류

Mother and cubs Polar bears are sleeping in Churchill. Photograped by Brocken Inaglory
Mother and cubs Polar bears are sleeping in Churchill. Photograped by Brocken Inaglory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Mbz1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 CC BY-SA 3.0

북극곰의 학명은 Ursus maritimus예요. Ursus는 라틴어로 '곰', maritimus는 '바다의'라는 뜻이에요. 18세기 후반에 정식으로 학명이 붙었고, 한때는 Thalarctos라는 별도의 속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불곰, 아메리카흑곰 등과 같은 곰속(Ursus)에 속해요.

한국어 이름 '북극곰'은 사는 곳을 그대로 나타낸 이름이고, '흰곰'이라고도 불러요. 영어로는 polar bear, 즉 '극지방의 곰'이라고 해요.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 사람들은 북극곰을 '나누크'라고 부르는데, 이누이트 문화에서 북극곰은 사냥꾼들이 깊이 존경하는 강력한 존재예요. 노르웨이와 북유럽에서는 옛날에 '얼음 곰', '바다의 곰' 같은 이름으로도 불렀다고 해요.

북극곰은 따로 아종을 나누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대신 연구와 관리 목적으로 북극 전체를 19개의 '하위 집단'으로 나누어 관리해요. 각 하위 집단은 서식하는 바다와 얼음의 환경이 달라서, 개체 수 추세와 위협 요인도 서로 달라요.

3. 진화

북극곰은 불곰에서 갈라져 나온, 비교적 '젊은' 종이에요. 두 종이 언제 갈라졌는지는 연구에 따라 크게 달라서, 수십만 년 전으로 보는 연구도 있고 그보다 훨씬 이른 시기로 보는 연구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곰 무리 전체의 역사에 비하면 아주 최근의 일이에요.

가장 오래된 북극곰 화석 가운데 하나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에서 발견된 턱뼈로, 약 11만~13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돼요. 이 화석은 그 무렵 이미 북극곰이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음을 보여 줘요.

북극곰과 불곰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해요. 유전 연구에 따르면 두 종은 갈라진 뒤에도 여러 차례 서로 교배하며 유전자를 주고받았어요. 알래스카 남동부의 일부 섬에 사는 불곰은 유전체 속에 북극곰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데, 빙하기가 끝나고 얼음이 물러나면서 그곳에 남은 북극곰 집단이 불곰과 섞인 결과로 해석돼요.

최근에는 북극의 기온이 오르면서 불곰이 더 북쪽으로 올라오고, 야생에서 북극곰과 불곰의 잡종이 확인되는 사례도 보고되었어요. 이 잡종은 영어로 '피즐리 베어'나 '그롤라 베어'라는 별명으로 불려요.

북극곰은 불곰에서 갈라진 뒤 짧은 시간 안에 큰 변화를 겪었어요. 털이 하얘지고, 어금니가 고기를 자르기 알맞게 날카로워졌으며, 지방이 많은 먹이를 소화하고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데 관련된 유전자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기름진 물범 지방을 주식으로 삼는 생활에 맞춰 몸이 빠르게 적응한 거예요.

4. 분포와 서식지

Polar Bear Swimming at Detroit Zoo
Polar Bear Swimming at Detroit Zoo
Detroitzoo · CC BY-SA 4.0

북극곰은 북극권 전역에 살아요. 서식지는 다섯 나라에 걸쳐 있는데, 캐나다, 미국(알래스카), 러시아, 그린란드(덴마크), 노르웨이(스발바르 제도)예요. 이 가운데 캐나다에 전 세계 북극곰의 절반 이상, 대략 3분의 2 가까이가 산다고 알려져 있어요.

북극곰의 진짜 서식지는 땅이 아니라 '바다 얼음'이에요. 특히 대륙붕 위의 얕은 바다에 형성되는 얼음을 좋아하는데, 이런 곳은 생산성이 높아 물범이 많이 살기 때문이에요. 얼음이 갈라진 틈이나 얼음과 바다가 만나는 가장자리는 물범이 숨을 쉬러 올라오는 곳이라 북극곰의 좋은 사냥터예요.

북극곰의 생활은 바다 얼음의 계절 변화에 따라 달라져요. 지역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유형지역 예시생활 방식
연중 얼음이 남는 지역캐나다 북극 제도 북부, 그린란드 북부일 년 내내 얼음 위에서 사냥 가능
여름에 얼음이 녹는 지역캐나다 허드슨만, 배핀만 일부얼음이 녹으면 육지로 올라와 몇 달 동안 거의 굶으며 지냄

캐나다 허드슨만 서부 지역은 여름에 바다 얼음이 완전히 녹기 때문에, 북극곰들이 육지에서 몇 달씩 얼음이 다시 얼기를 기다려요. 가을이 되면 얼음이 먼저 어는 해안가로 북극곰이 모여드는데, 이 지역의 한 작은 마을은 '북극곰의 수도'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요.

북극곰의 행동권은 매우 넓어요. 먹이와 얼음 상태에 따라 수만에서 수십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범위를 돌아다니기도 해요. 북극곰은 영역을 지키지 않고, 행동권이 다른 개체와 많이 겹쳐요.

5. 신체 특징

북극곰은 곰 가운데 가장 크고, 암수의 몸집 차이도 커요. 몸은 불곰보다 길고 늘씬하며, 목이 길고 머리가 작은 편이에요. 이런 몸매는 헤엄을 치고 얼음 구멍에 머리를 넣어 물범을 잡는 데 유리해요.

항목수컷암컷
몸길이약 2.4~3m약 1.8~2.4m
어깨높이약 1.3~1.6m수컷보다 작음
몸무게대개 350~700kg, 드물게 그 이상대개 150~300kg, 임신 중에는 크게 늘어남
뒷발로 선 키3m에 이르기도 함수컷보다 작음

북극곰의 몸무게는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져요. 물범 사냥이 잘 되는 봄과 초여름에는 지방이 많이 붙고, 얼음이 없는 여름과 가을에는 크게 줄어들어요. 임신한 암컷은 굴에 들어가기 전 몸무게가 두 배 가까이 늘기도 해요.

5.1. 털과 피부

북극곰의 털은 하얗게 보이지만, 사실 겉털 한 올 한 올은 색소가 없는 투명한 털이에요. 털 속이 비어 있거나 구조가 복잡해서 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리기 때문에 하얗게 보이는 거예요. 햇빛 아래에서는 크림색이나 노란빛을 띠기도 해요. 한때 '북극곰의 털이 광섬유처럼 빛을 피부로 전달해 몸을 데운다'는 이야기가 퍼졌지만, 이후 연구에서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어요.

털 아래의 피부는 놀랍게도 검은색이에요. 코와 입술, 발바닥 피부도 검어요. 털은 두 겹으로 되어 있어서, 촘촘한 속털이 따뜻한 공기를 가두고, 길고 거친 겉털이 물과 바람을 막아 줘요.

피부 아래에는 두께가 최대 10cm 정도에 이르는 두꺼운 지방층이 있어요. 이 지방은 추위를 막아 줄 뿐 아니라, 먹이가 없는 시기에 쓸 에너지 저장고이자 물에 잘 뜨게 해 주는 구명조끼 역할도 해요. 북극곰은 단열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오히려 달리거나 활동할 때 몸이 과열되기 쉬워요. 그래서 북극곰은 오래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걷는 것을 선호해요.

5.2. 발과 감각

북극곰의 발은 지름이 30cm에 이를 만큼 커요. 넓은 발은 눈과 얇은 얼음 위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주는 '설피' 역할을 하고, 헤엄칠 때는 노처럼 써요. 앞발로 물을 저어 나아가고, 뒷발은 방향을 잡는 키처럼 써요. 발바닥에는 작은 돌기와 털이 있어서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짧고 굵은 발톱은 얼음을 움켜쥐고 먹이를 붙잡는 데 쓰여요.

북극곰의 가장 뛰어난 감각은 후각이에요. 1km 넘게 떨어진 곳의 물범 냄새를 맡거나, 두꺼운 눈 아래에 숨어 있는 물범 굴을 냄새로 찾아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시력과 청력은 사람과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정도로 여겨져요. 눈에는 순막이라는 얇은 막이 있어서, 눈과 얼음에 반사되는 강한 햇빛과 바닷물로부터 눈을 보호해 줘요.

6. 생태와 습성

북극곰
AWeith · CC BY-SA 4.0

북극곰은 기본적으로 혼자 사는 동물이에요. 새끼를 키우는 어미와 새끼, 그리고 번식기의 짝을 제외하면 대부분 혼자 다녀요. 하지만 먹이가 많은 곳, 예를 들어 고래 사체가 해안에 밀려온 곳에서는 여러 마리가 모여 비교적 평화롭게 함께 먹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해요. 여름철 육지에서 얼음을 기다리는 동안 수컷들끼리 장난처럼 몸싸움을 하며 노는 모습도 보여요.

북극곰은 헤엄을 아주 잘 쳐요. 시속 10km 안팎의 속도로 헤엄칠 수 있고, 수십 킬로미터 이상을 쉬지 않고 헤엄치기도 해요. 한 연구에서는 위치 추적 장치를 단 암컷 북극곰이 9일 동안 수백 킬로미터를 헤엄친 기록이 확인되었어요. 다만 이렇게 긴 수영은 에너지 소모가 커서, 특히 새끼에게는 매우 위험해요. 얼음이 멀어지면서 이런 장거리 수영이 늘어나는 것이 우려되고 있어요.

땅 위에서는 짧은 거리라면 시속 40km 가까이 달릴 수 있지만, 몸이 쉽게 과열되기 때문에 오래 달리지는 않아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쉬거나 자고, 사냥할 때는 몇 시간이고 꼼짝하지 않고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여요.

흔히 북극곰이 겨울잠을 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굴에 들어가 겨울을 나는 것은 임신한 암컷뿐이에요. 다른 북극곰들은 겨울에도 얼음 위에서 활동하며 사냥해요. 다만 날씨가 매우 나쁠 때는 눈 속에 임시 굴을 파고 며칠 동안 머물기도 해요.

여름에 얼음이 녹는 지역의 북극곰은 육지에서 몇 달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지방에 의지해 살아요. 이때 북극곰은 활동을 줄여 에너지를 아끼는데, 이를 두고 '걸어 다니는 겨울잠'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북극곰이 굶는 동안 대사를 크게 낮추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굶는 기간이 길어지면 체중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우려가 커졌어요.

7. 먹이

북극곰은 곰 가운데 가장 육식성이 강해요. 주된 먹이는 물범이고, 그중에서도 고리무늬물범과 턱수염물범을 가장 많이 잡아요. 물범의 두꺼운 지방은 북극곰에게 꼭 필요한 고열량 먹이예요. 사냥이 잘 될 때는 고기보다 지방과 가죽을 먼저 먹고 나머지는 남기기도 하는데, 남은 고기는 북극여우와 갈매기 같은 다른 동물의 먹이가 돼요.

북극곰의 대표적인 사냥법은 다음과 같아요.

  • 숨구멍 기다리기: 물범은 얼음 아래에서 살면서 숨을 쉬기 위해 얼음에 구멍을 뚫어 놓고 주기적으로 올라와요. 북극곰은 이 숨구멍 옆에 엎드려 몇 시간이고 꼼짝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물범이 머리를 내미는 순간 앞발로 내리쳐 끌어올려요.
  • 몰래 다가가기: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물범에게 몸을 낮추고 천천히 다가가거나, 물속으로 헤엄쳐 다가가 기습해요.
  • 굴 습격: 봄에 고리무늬물범은 눈 속에 굴을 만들어 새끼를 낳는데, 북극곰은 냄새로 굴을 찾아내 앞발로 눈을 내리쳐 부수고 새끼를 잡아요.

북극곰은 물범 외에도 바다코끼리, 흰고래나 일각고래 같은 작은 고래, 고래 사체, 새와 새알, 순록, 그리고 여름에는 해초나 열매 같은 식물성 먹이도 먹어요. 하지만 이런 먹이로는 물범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어려워서, 바다 얼음 위의 물범 사냥이 북극곰 생존의 핵심이에요.

북극곰은 한 번에 엄청난 양을 먹을 수 있어요. 큰 물범 한 마리의 지방만으로도 며칠 동안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위가 커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어 둔 뒤 오랫동안 굶어도 버틸 수 있어요. 북극곰은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 지방을 분해할 때 생기는 물로 필요한 수분을 대부분 얻기 때문이에요.

8. 번식과 일생

A Polar bear swimming toward our ship in Arctic Photographed by Brocken Inaglory
A Polar bear swimming toward our ship in Arctic Photographed by Brocken Inaglory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Mbz1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 CC BY-SA 3.0

북극곰의 짝짓기는 주로 봄, 4~5월 무렵 바다 얼음 위에서 이루어져요. 수컷은 발정한 암컷의 발자국을 냄새로 추적해 수십 킬로미터를 따라가기도 하고, 암컷을 두고 다른 수컷과 격렬하게 싸워요. 이 싸움으로 수컷의 얼굴과 목에는 흉터가 많이 남아요. 짝을 이룬 수컷과 암컷은 며칠에서 일주일 이상 함께 지내다 헤어져요.

북극곰도 다른 곰처럼 '착상 지연'을 해요. 수정란은 바로 자라지 않고 가을까지 기다렸다가, 암컷이 충분한 지방을 모았을 때에만 착상해요. 지방이 부족하면 임신이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임신한 암컷은 10~11월 무렵 눈이 깊이 쌓인 해안 근처나 언덕에 굴을 파고 들어가요. 그리고 11월에서 1월 사이 굴속에서 새끼를 낳아요. 대개 두 마리의 쌍둥이를 낳고, 한 마리나 세 마리를 낳기도 해요. 갓 태어난 새끼는 600~700g 정도로 아주 작고, 눈을 감은 채 짧은 털만 나 있어요. 어미는 굴속에서 몇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지방이 풍부한 젖을 먹여 새끼를 키워요.

단계나이특징
갓난 새끼0~1개월약 600~700g, 눈을 감고 굴속에서 젖을 먹음
굴속 성장1~4개월눈을 뜨고 걷기 시작, 굴 밖으로 나올 무렵 약 10~15kg
굴 밖으로약 3~4개월(3~4월)어미와 함께 바다 얼음으로 이동
사냥 배우기1~2세어미를 따라다니며 사냥법을 배우고 젖도 계속 먹음
독립약 2~2.5세어미 곁을 떠나 혼자 생활
암컷 성숙약 4~5세첫 출산은 대개 5~6세 무렵
수컷 성숙약 5~6세실제 번식은 8~10세 이후가 많음
수명야생 약 15~25년30세 가까이 사는 개체도 있음

어미는 새끼를 2년 넘게 키우기 때문에, 보통 3년에 한 번 정도 새끼를 낳아요. 평생 낳는 새끼 수가 적고, 새끼의 생존율도 먹이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져요. 얼음 상태가 나쁜 해에는 어미가 충분히 사냥하지 못해 새끼가 굶어 죽는 경우가 많아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북극곰은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에요. 사냥할 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쓰고, 사육 상태에서는 장난감과 퍼즐을 이용해 먹이를 꺼내는 법을 빨리 배워요. 야생에서 북극곰이 얼음 조각이나 돌을 이용해 바다코끼리를 사냥한다는 이누이트의 오래된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사육 상태의 북극곰이 물건을 도구처럼 쓰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나왔어요. 다만 야생에서의 도구 사용은 아직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어요.

북극곰은 주로 냄새와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해요. 발바닥에서 나오는 냄새가 발자국에 남아서, 다른 북극곰은 그 냄새로 누가 지나갔는지, 수컷인지 암컷인지, 번식 상태는 어떤지를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넓은 얼음 위에서 서로 마주치기 어려운 북극곰에게 이 냄새 흔적은 중요한 정보원이에요.

소리로도 의사소통을 해요. 위협할 때는 쉭쉭거리거나 으르렁거리고, 턱을 딱딱 부딪치는 소리를 내요. 어미와 새끼는 부드러운 소리로 서로를 부르고, 새끼는 젖을 먹을 때 기분 좋은 듯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해요.

북극곰의 놀라운 능력 가운데 하나는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력이에요. 영하 40℃ 아래로 떨어지는 혹한에서도 체온을 유지하고, 몇 달 동안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어요. 북극곰의 간에는 비타민 A가 엄청나게 많이 저장되어 있어서, 사람이 먹으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요. 과거 북극 탐험가들이 북극곰의 간을 먹고 심하게 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10. 천적과 생존

북극곰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 Public domain

다 자란 북극곰은 북극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예요. 사람을 제외하면 성체 북극곰을 정기적으로 사냥하는 천적은 없어요. 다만 바다에서 범고래가 북극곰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고, 바다코끼리는 커다란 엄니로 북극곰에게 치명상을 입히기도 해요.

어린 북극곰에게 가장 큰 위험은 같은 북극곰, 특히 큰 수컷이에요. 수컷 북극곰이 새끼를 잡아먹는 일이 관찰되는데,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이런 일이 더 잦아진다는 보고가 있어요. 어미는 새끼를 지키기 위해 자기보다 훨씬 큰 수컷에게도 맞서요. 새끼는 굶주림, 추위, 그리고 어미와 떨어지는 사고로도 많이 죽어요.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다 얼음의 감소예요. 얼음이 없으면 물범을 사냥할 수 없고, 육지에서 굶는 기간이 길어지면 체중이 줄어 번식률과 새끼의 생존율이 떨어져요.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북극곰의 평균 체중과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이 확인되었어요.

오염도 심각한 문제예요. 북극곰은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바다를 통해 북극까지 흘러온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과 수은 같은 독성 물질이 몸속에 많이 쌓여요. 이런 물질은 면역력과 호르몬, 번식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북극의 원주민들은 수천 년 동안 북극곰과 함께 살아왔어요. 이누이트를 비롯한 북극 원주민들에게 북극곰은 고기와 털가죽을 주는 중요한 사냥감이면서, 동시에 영적으로 존경받는 존재였어요. 많은 이누이트 전설에서 북극곰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때로는 사람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동물로 등장해요. 오늘날에도 일부 원주민 공동체에는 엄격한 할당량 아래 북극곰을 사냥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어요.

유럽인들이 북극을 탐험하면서 북극곰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어요. 19~20세기에는 탐험가, 고래잡이, 모피 사냥꾼, 그리고 나중에는 스포츠 사냥꾼들이 많은 북극곰을 사냥했어요. 비행기와 설상차를 이용한 사냥까지 등장하면서 20세기 중반 북극곰의 수가 크게 줄었어요.

이에 대응해 1973년 북극곰이 사는 다섯 나라가 '북극곰 보존 협정'을 맺었어요. 이 협정은 비행기나 큰 동력선을 이용한 사냥을 금지하고, 북극곰 서식지를 보호하며, 연구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이에요. 냉전 시기에 서로 대립하던 나라들이 함께 맺은 협정이라는 점에서 국제 보전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돼요. 이 협정 이후 많은 지역에서 북극곰 수가 회복되었어요.

오늘날에는 북극곰과 사람 사이의 갈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얼음이 줄어들면서 북극곰이 육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먹이를 찾아 마을이나 쓰레기장, 연구 기지로 다가오는 일이 늘었어요. 북극의 일부 마을에서는 북극곰 순찰대를 운영하고, 북극곰이 다가오면 소리와 불빛으로 쫓아내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북극곰이 살지 않지만, 북극곰은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부속서 II)이어서 국제 거래가 엄격히 규제돼요. 한국은 북극 연구를 위해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 북극 과학 기지를 운영하고 있어, 북극 환경과 북극곰 서식지 변화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또 '뽀롱뽀롱 뽀로로'의 친구 캐릭터 가운데 북극곰이 있어서, 한국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한 동물이에요.

12. 보전 현황

북극곰은 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으로 분류돼요. 2015년 평가에서는 전 세계 북극곰이 약 2만 2천~3만 1천 마리, 중간값으로 약 2만 6천 마리 정도로 추정되었어요. 다만 19개 하위 집단 가운데 일부는 자료가 부족해 정확한 수를 알 수 없어요.

하위 집단별 추세는 서로 달라요. 일부는 안정적이거나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캐나다 허드슨만 서부나 알래스카 북부 보퍼트해 남부처럼 얼음 감소가 심한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었어요.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 수준으로 계속되면, 이번 세기 말까지 많은 하위 집단이 크게 줄거나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기후 변화로 인한 바다 얼음 감소와 얼음 없는 기간의 증가
  •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 수은 등 환경 오염
  • 석유·가스 개발과 선박 운항 증가로 인한 기름 유출 위험과 서식지 교란
  • 사람과의 갈등으로 인한 사살
  • 과도한 사냥(현재는 대부분 관리되고 있음)

북극곰은 CITES 부속서 II에 올라 있어 국제 거래가 허가제로 관리돼요. 미국은 2008년 북극곰을 멸종위기종법상 '위협종'으로 지정했는데, 기후 변화를 주요 위협 요인으로 들어 지정한 첫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어요.

북극곰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바다 얼음을 지키는 것이에요. 그래서 북극곰 보호는 북극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여겨져요.

13. 동물원에서

북극곰은 오랫동안 동물원의 인기 동물이었어요. 하지만 사육 상태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동물 가운데 하나로도 꼽혀요. 야생에서는 수만 제곱킬로미터를 돌아다니는 동물이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는 같은 길을 계속 왔다 갔다 하거나 머리를 반복해서 흔드는 '정형 행동'을 보이기 쉬워요. 한 연구에서는 행동권이 넓은 육식동물일수록 사육 상태에서 이런 이상 행동을 더 많이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북극곰은 그 대표적인 예로 꼽혔어요.

더운 지역의 동물원에서는 북극곰이 여름 더위를 견디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어요. 털 속에 조류가 자라 털이 초록빛으로 변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어요. 이런 이유로 일부 나라와 동물원은 북극곰 사육을 중단하거나 새로 들여오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오늘날 좋은 시설에서는 넓은 공간과 깊은 수영장, 다양한 바닥재, 먹이를 숨겨 찾게 하는 환경 풍부화 프로그램, 그리고 서늘한 기후를 유지하는 시설을 갖추려고 노력해요. 일부 시설은 야생에서 어미를 잃고 구조된 새끼 북극곰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동물원이 북극곰과 기후 변화에 대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그럼에도 북극곰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한 동물은 사육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요.

북극곰은 절대 애완동물이 될 수 없어요.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육식동물 가운데 하나로, 사람을 먹잇감으로 여길 수도 있는 위험한 야생동물이에요. 북극 지역에서 북극곰을 만났을 때는 절대 다가가지 말고, 지역의 안전 수칙을 따라야 해요.

14. 대중문화 속 북극곰

북극곰은 전 세계 대중문화에서 사랑받는 동물이에요. 한 탄산음료 회사의 겨울 광고에 등장한 북극곰 가족은 수십 년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의 상징처럼 여겨졌어요. 판타지 소설 '황금나침반'에는 갑옷을 입고 말을 하는 용맹한 북극곰 전사가 등장해, 북극곰을 고귀하고 강인한 존재로 그렸어요.

한국에서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덩치 크고 다정한 북극곰 캐릭터 덕분에 북극곰이 아주 친숙해요. 또 '북극곰'이라는 말은 추위를 잘 견디는 사람이나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별명으로도 쓰여요.

북극곰은 기후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되었어요. 녹아내리는 작은 얼음 조각 위에 홀로 서 있는 북극곰, 먹이를 찾지 못해 앙상하게 마른 북극곰의 사진과 영상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상징이 되었어요. 다만 이런 이미지가 사람들의 감정에만 호소한다거나, 개별 북극곰의 상황을 기후 변화와 바로 연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이누이트의 조각과 판화에서 북극곰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주제였어요. 캐나다의 동전과 북극 지역의 상징물에도 북극곰이 자주 등장해요. 매년 2월 27일은 '국제 북극곰의 날'로, 북극곰과 바다 얼음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날이에요.

15. 여담

  • 북극곰의 피부는 검은색이고, 털은 투명해요. 하얗게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 때문이에요.
  • 북극곰이 사냥할 때 검은 코를 앞발로 가린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이 확인된 적은 거의 없어요.
  • 북극곰은 남극에 살지 않아요. 남극의 펭귄과 북극의 북극곰이 함께 나오는 그림은 사실과 다른 상상이에요.
  • 북극곰의 간은 비타민 A가 너무 많아서 사람이 먹으면 중독될 수 있어요.
  • 북극곰은 몸이 너무 따뜻해서, 적외선 카메라로 찍으면 입김과 얼굴 정도만 겨우 보일 만큼 열이 밖으로 새지 않아요.
  • 갓 태어난 북극곰 새끼는 600g 남짓으로, 다 자란 어미 몸무게의 수백분의 1밖에 되지 않아요.
  • 북극곰은 수 시간 동안 헤엄칠 수 있지만, 물속에서는 몇 분 이상 숨을 참지 못해요.
  • 기후 변화로 북극곰과 불곰의 서식지가 겹치면서, 야생에서 두 종의 잡종이 태어난 사례가 확인되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북극곰은 겨울잠을 자나요?

임신한 암컷만 굴에 들어가 겨울을 나며 새끼를 낳아요. 다른 북극곰은 겨울에도 얼음 위에서 사냥해요.

북극곰의 털은 왜 하얗게 보이나요?

털 자체는 색소가 없는 투명한 털인데, 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려서 하얗게 보여요. 털 아래 피부는 검은색이에요.

기후 변화가 북극곰에게 왜 위험한가요?

바다 얼음은 물범을 사냥하는 발판이에요. 얼음이 늦게 얼고 일찍 녹으면 굶는 기간이 길어져 체중과 번식률, 새끼 생존율이 떨어져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Polar Bear AdF.jpg — Arturo de Frias Marques · CC BY-SA 4.0
  2. Mother cubs.JPG —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Mbz1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 CC BY-SA 3.0
  3. Polar Bear at DZ.jpg — Detroitzoo · CC BY-SA 4.0
  4. Polar bear (Ursus maritimus) with its prey.jpg — AWeith · CC BY-SA 4.0
  5. Polar bear arctic.JPG —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Mbz1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 CC BY-SA 3.0
  6. Polar bear cubs in the snow.jpg —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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