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풀숲에서 앞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꼼짝 않고 서 있는 곤충, 가까이 다가가면 세모난 머리를 휙 돌려 사람을 쳐다보는 곤충이 사마귀예요. 앞다리를 모은 모습이 기도하는 사람 같다고 해서 영어로는 praying mantis(기도하는 사마귀)라고 불러요.
사마귀는 세계에 약 2,400~2,500종이 알려진 사마귀목(Mantodea) 곤충이에요. 모두 살아 있는 먹이를 잡아먹는 포식자이고, 가시가 줄지어 난 낫 모양의 앞다리로 순식간에 먹이를 낚아채요. 한국에서 가장 크고 흔한 종은 왕사마귀(Tenodera sinensis)로, 이 문서는 왕사마귀를 중심으로 사마귀 전체를 소개해요.
사마귀는 곤충 가운데 드물게 머리를 자유롭게 돌리고, 두 눈으로 거리를 입체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요. 3D 안경을 씌운 실험으로 이 능력이 증명되기도 했어요. 또 짝짓기 중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야외에서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라요.
사마귀는 늦여름과 가을 한국의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곤충이에요.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실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잡아먹는 '공평한' 사냥꾼이에요.
2. 이름과 분류

Happy1892 · CC BY-SA 3.0
사마귀는 곤충강 사마귀목(Mantodea)에 속해요. 사마귀목은 바퀴목, 흰개미와 함께 '망시류(Dictyoptera)'라는 큰 무리로 묶여요. 생김새는 전혀 다르지만 사마귀와 바퀴벌레는 비교적 가까운 친척이에요.
목 이름 Mantodea와 영어 mantis는 그리스어로 '예언자'라는 뜻의 mantis에서 왔어요. 앞다리를 모으고 서 있는 모습이 신탁을 전하는 예언자를 떠올리게 했던 거예요.
한국어 '사마귀'의 유래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어요. 피부에 나는 사마귀(티눈 같은 혹)를 이 곤충에게 물리게 하면 없어진다는 민간 속설에서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확실한 어원은 정리되어 있지 않아요. 옛날에는 '버마재비'라는 이름도 널리 쓰였어요. 한자로는 '당랑(螳螂)'이라고 써요.
한국에 사는 대표적인 사마귀는 이래요.
| 이름 | 학명 | 몸길이(암컷 기준) | 특징 |
|---|---|---|---|
| 왕사마귀 | Tenodera sinensis | 약 7~9.5cm | 가장 크고 흔함, 뒷날개에 짙은 무늬 |
| 사마귀 | Tenodera angustipennis | 약 7~9cm | 왕사마귀보다 날씬하고 앞다리 밑동이 주황빛 |
| 넓적배사마귀 | Hierodula patellifera | 약 5~7cm | 배가 넓적하고 앞날개에 흰 점 |
| 좀사마귀 | Statilia maculata | 약 4.5~6cm | 갈색, 땅 가까이에서 생활 |
| 항라사마귀 | Mantis religiosa | 약 5~7cm | 앞다리 안쪽에 검은 눈알 무늬, 유럽에도 분포 |
최근 한국에서는 국외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사마귀가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어요. 분류와 학명은 연구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3. 진화
사마귀는 바퀴벌레를 닮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봐요. 고생대 석탄기와 페름기에는 사마귀와 바퀴의 공통 조상에 가까운 곤충들이 살았고, 이 무리 가운데 일부가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특화되면서 사마귀가 되었다는 해석이에요.
확실한 사마귀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부터 나타나요. 약 1억 3,000만 년 전 무렵의 화석과, 미얀마·레바논 등의 백악기 호박 속에 보존된 사마귀들이 알려져 있어요. 이 초기 사마귀들은 앞다리 가시 배열이 지금과 조금 다르고, 가운데다리와 뒷다리에도 가시가 있는 등 원시적인 특징을 보여요.
흥미롭게도 사마귀를 닮은 앞다리는 사마귀만의 것이 아니에요. 사마귀붙이(풀잠자리목)라는 곤충도 사마귀와 거의 똑같은 낫 모양 앞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계통적으로는 전혀 다른 무리예요. 먹이를 붙잡는 데 효과적인 도구라서 서로 다른 무리에서 비슷한 모양이 따로 진화한 '수렴 진화'의 예로 꼽혀요. 바다의 갯가재가 영어로 mantis shrimp라고 불리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오늘날 사마귀는 꽃을 흉내 내는 난초사마귀, 마른 잎을 흉내 내는 낙엽사마귀, 나뭇가지를 닮은 종 등 놀라울 만큼 다양한 위장 형태로 진화했어요.
4. 분포와 서식지

Rhododendrites · CC BY-SA 4.0
사마귀는 남극을 뺀 모든 대륙에 살지만, 종의 대부분은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몰려 있어요. 온대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종이 살고, 추운 겨울을 알 상태로 나요.
왕사마귀의 원래 분포지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예요. 1896년 무렵 미국 필라델피아 근처에서 처음 발견된 뒤 북아메리카 동부에 널리 퍼졌는데, 묘목에 붙은 알집을 통해 들어간 것으로 추정돼요. 이후 해충 방제용으로 알집이 판매되면서 더 넓게 퍼졌어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왕사마귀를 '중국사마귀(Chinese mantis)'라고 불러요.
한국에서 왕사마귀는 전국의 들판, 풀밭, 논밭 가장자리, 공원, 숲 가장자리, 정원에 살아요. 키가 큰 풀과 덤불이 있어 몸을 숨기고 먹이를 기다리기 좋은 곳을 선호해요. 좀사마귀처럼 땅 가까이 사는 종이 있는가 하면, 넓적배사마귀처럼 나무 위에서 주로 생활하는 종도 있어요.
최근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남부 지방에 주로 살던 넓적배사마귀가 점점 북쪽으로 분포를 넓히고 있다는 관찰도 있어요.
5. 신체 특징
사마귀의 몸은 길쭉하고, 특히 앞가슴이 목처럼 길게 늘어나 있어 앞다리를 높이 들고 먹이를 노릴 수 있어요.
| 항목 | 왕사마귀 |
|---|---|
| 몸길이 | 암컷 약 7~9.5cm, 수컷 약 6.5~8cm |
| 몸 색 | 초록형과 갈색형이 있음 |
| 날개 | 암수 모두 날개가 있으나 암컷은 무거워 잘 날지 못함 |
| 특징 | 뒷날개에 짙은 갈색 무늬, 앞다리 밑동 사이에 노란 점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낫 모양의 앞다리(포획다리)예요. 넓적다리마디와 종아리마디 안쪽에 날카로운 가시가 두 줄로 나 있어, 접었을 때 먹이를 단단히 끼워 넣는 덫이 돼요. 걷는 데는 가운데다리와 뒷다리 네 개를 써요.
머리는 세모 모양이고, 목 관절이 유연해 머리를 좌우로 크게 돌릴 수 있어요. 커다란 겹눈 두 개 사이에 홑눈 세 개가 있어요. 겹눈을 보면 한가운데에 까만 점이 있어 마치 눈동자가 나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가짜 동공(의동공)'이라는 현상이에요. 보는 방향의 낱눈들이 빛을 흡수해 검게 보이는 것이라, 어느 쪽에서 봐도 사마귀가 나를 쳐다보는 듯 느껴져요.
암수는 몸 크기와 배 마디 수로 구분할 수 있어요. 암컷은 몸이 더 크고 배가 통통하며, 수컷은 날씬하고 더듬이가 조금 더 길어요. 같은 왕사마귀라도 초록색과 갈색 개체가 있는데, 사는 환경과 유전에 따라 정해져요.
6. 생태와 습성

Rhododendrites · CC BY-SA 4.0
사마귀는 대부분 혼자 살아가는 매복형 사냥꾼이에요. 풀줄기나 꽃 위, 나뭇가지에 몸을 붙이고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다가, 먹이가 사정권에 들어오면 순식간에 앞다리를 뻗어요. 때로는 천천히 먹이에 다가가는 '추적 사냥'도 해요.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몸을 앞뒤로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가는 행동이 잘 알려져 있어요. 이렇게 흔들면 주변 풀과 섞여 들키지 않고, 동시에 흔들림으로 생기는 시야의 변화를 이용해 거리를 가늠한다는 연구도 있어요.
위협을 느끼면 사마귀는 몸을 크게 부풀리고 날개를 펼치며 앞다리를 들어 올리는 '위협 자세'를 취해요. 왕사마귀는 뒷날개의 짙은 무늬를 펼쳐 보이고, 날개를 비벼 '쉭쉭' 소리를 내기도 해요. 이런 행동은 새나 작은 포유류를 놀라게 해 도망칠 시간을 벌어 줘요.
많은 사마귀 종은 가슴 아래쪽에 귀가 한 개만 있어요. 이 귀는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잘 들어서, 밤에 날다가 박쥐의 초음파를 들으면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떨어지듯 급강하해 피해요.
한국에서 사마귀는 1년에 한 세대를 살아요. 봄에 알집에서 깨어나 여름 동안 자라고, 늦여름에 어른이 되어 가을에 짝짓기와 산란을 한 뒤, 첫서리가 내릴 무렵 생을 마쳐요.
7. 먹이
사마귀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만 먹는 완전한 육식성 곤충이에요. 먹이를 고르는 기준은 대체로 '움직이는가'와 '잡을 수 있는 크기인가'예요.
어린 약충은 진딧물, 초파리, 작은 모기 같은 아주 작은 곤충을 먹어요. 다 자란 왕사마귀는 메뚜기, 귀뚜라미, 나방, 나비, 파리, 벌, 매미, 잠자리 등을 잡아먹고, 다른 사마귀도 먹어요. 큰 사마귀는 작은 개구리, 도마뱀, 심지어 벌새 같은 작은 새를 잡아먹은 사례도 세계 여러 곳에서 보고되었어요. 미국에서는 새 모이통 주변에서 벌새를 사냥하는 사마귀가 관찰되어 화제가 되었어요.
사냥하는 동작은 매우 빨라 수십분의 1초 안에 끝나요. 앞다리로 먹이를 붙잡으면 가시 사이에 꽉 끼워 꼼짝 못 하게 하고, 대개 머리나 목 부분부터 갉아먹기 시작해요. 그러면 먹이가 빨리 저항을 멈춰요.
사마귀가 해충을 잡아먹는 것은 맞지만, 꿀벌이나 나비 같은 이로운 곤충, 해충을 잡아먹는 다른 천적도 똑같이 먹어요. 그래서 농업 현장의 해충 방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사마귀는 먹이가 오랫동안 없어도 며칠에서 몇 주 정도 버틸 수 있어요. 물은 이슬이나 빗방울을 마셔요.
8. 번식과 일생

사마귀는 알-약충-성충의 불완전변태를 해요. 번데기 단계가 없고, 알에서 깬 새끼(약충)가 어른과 비슷한 모습으로 허물을 벗으며 자라요.
가을이 되면 성숙한 암컷은 페로몬을 내어 수컷을 부르고, 수컷은 조심스럽게 암컷에게 다가가 등에 올라타 짝짓기를 해요. 짝짓기는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해요.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나뭇가지, 풀줄기, 담벼락 등에 '알집(난협)'을 만들어요. 배 끝에서 거품 같은 물질을 내뿜으며 그 속에 알을 층층이 낳는데, 거품은 공기와 닿으면 스펀지처럼 단단하게 굳어 추위와 건조, 천적으로부터 알을 지켜 줘요. 왕사마귀 알집은 탁구공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갈색이고, 한 알집에 알이 대략 100~300개 이상 들어 있어요. 암컷은 한 철에 알집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어요.
| 단계 | 시기(한국, 왕사마귀) | 특징 |
|---|---|---|
| 알(알집) | 10월~이듬해 5월 | 알집 안에서 겨울을 남 |
| 부화 | 5월 무렵 | 한 알집에서 수십~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나옴 |
| 약충 | 5~8월 | 약 7~8번 허물을 벗으며 자람 |
| 성충 | 8~11월 | 짝짓기와 산란 후 첫서리 무렵 죽음 |
알집에서 막 나온 약충은 몸길이 1cm도 안 되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실처럼 매달려 있다가 흩어져요. 이 시기의 약충은 개미, 거미, 다른 곤충에게 많이 잡아먹히고, 형제끼리 잡아먹기도 해서 살아남아 어른이 되는 비율은 매우 낮아요. 마지막 허물을 벗고 날개가 생기면 성충이 돼요. 성충의 수명은 보통 2~3개월 정도예요.
8.1. 짝짓기 중 동족 포식의 진실
사마귀 하면 '짝짓기 중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실제로 암컷이 짝짓기 도중이나 직후에 수컷의 머리부터 먹어 치우는 일이 있고, 머리를 잃은 수컷이 짝짓기를 계속하는 모습도 관찰되었어요. 곤충의 몸에는 뇌 말고도 신경절이 있어 기본적인 동작을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 행동이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초기 관찰은 대부분 좁은 사육 상자 속에서, 굶주린 암컷과 함께 이루어졌어요. 이런 조건에서는 동족 포식이 매우 자주 일어나요. 야외 관찰 연구에서는 짝짓기의 일부, 종과 조건에 따라 대략 10~30% 정도에서만 수컷이 잡아먹힌다는 결과가 많아요. 많은 수컷은 짝짓기를 마치고 무사히 떠나요.
학자들은 동족 포식이 굶주린 암컷에게 영양을 공급해 더 많은 알을 낳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어요. 실제로 왕사마귀 실험에서 수컷을 먹은 암컷이 더 많은 알을 낳았고, 수컷 몸의 영양분이 알로 전달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어요. 수컷 입장에서도 이미 짝짓기에 성공했다면, 자신의 몸이 자식의 영양분이 되는 셈이에요.
수컷들도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전략을 써요. 배부른 암컷을 고르거나, 암컷이 다른 곳을 볼 때 아주 천천히 다가가거나, 짝짓기 후 재빨리 뛰어내려 도망쳐요. 일부 종의 수컷은 앞다리로 암컷과 '씨름'해 이기면 짝짓기를 하고, 지면 잡아먹힌다는 연구도 있어요.
9. 감각과 특별한 능력
사마귀는 시각에 크게 의존하는 사냥꾼이에요. 넓게 겹치는 두 겹눈으로 앞쪽을 입체적으로 보고, 먹이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요. 2016년과 2018년 영국 뉴캐슬 대학교 연구팀은 사마귀에게 밀랍으로 붙인 아주 작은 3D 안경을 씌우고 화면 속 가짜 먹이를 보여 주는 실험을 했어요. 사마귀는 3D 영상 속 먹이가 사정거리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앞다리를 뻗었고, 이를 통해 곤충 가운데 사마귀가 입체시를 가진다는 것이 확인되었어요. 흥미롭게도 사마귀의 입체시는 사람과 달리 정지한 그림보다 움직이는 물체의 변화를 이용하는 방식이라는 결과도 나왔어요.
머리를 180도 가까이 돌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돌려 먹이를 따라볼 수 있어 들킬 위험이 적어요.
사마귀는 몸 색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허물을 벗을 때 주변 환경의 색과 습도에 따라 초록이나 갈색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어요. 열대의 난초사마귀는 꽃잎처럼 생긴 다리와 분홍·흰빛 몸으로 꽃을 흉내 내는데, 연구에 따르면 진짜 꽃보다 곤충을 더 잘 끌어들이기도 해요.
앞다리의 사냥 동작은 매우 빨라 50~70밀리초(1,000분의 50~70초) 정도 안에 끝나요.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시간보다 빨라요.
10. 천적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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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는 사냥꾼이면서 동시에 많은 동물의 먹이예요. 새(때까치, 직박구리, 까치 등), 개구리, 도마뱀, 박쥐, 거미, 그리고 다른 사마귀가 사마귀를 잡아먹어요. 알집은 일부 새와 기생벌의 표적이 되고, 사마귀 알집에만 알을 낳는 작은 기생벌도 있어요.
사마귀의 가장 유명한 기생충은 '연가시'예요. 연가시는 철사처럼 가늘고 긴 유선형동물로, 물속에서 알을 깬 유생이 수서곤충에게 먹히고, 그 곤충이 날개를 달고 육지로 나와 사마귀에게 잡아먹히면서 사마귀 몸속으로 들어가요. 사마귀 배 속에서 다 자란 연가시는 짝짓기와 산란을 위해 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때 숙주인 사마귀가 물가로 가서 물에 뛰어들도록 행동을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사마귀가 물에 빠지면 연가시는 배 끝을 뚫고 빠져나와요. 연가시의 몸길이는 수십 cm에 이르기도 해요.
연가시는 사람이나 반려동물에게는 기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012년 한국 영화 『연가시』는 사람에게 감염되는 변종 연가시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재난 영화로, 실제 연가시와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아요.
사마귀의 방어 전략은 위장, 위협 자세, 그리고 비행이에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풀과 잎 속에 녹아들어 눈에 띄지 않게 지내요.
11. 인간과의 관계
사마귀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알려 주는 곤충으로, 아프리카 남부의 산족 신화에서는 창조신이자 장난꾸러기 신 '카겐'이 사마귀 모습으로 등장해요.
동아시아에서 사마귀 알집은 '상표초(桑螵蛸)'라는 이름의 한약재로 쓰였어요. 특히 뽕나무에 붙은 알집을 귀하게 여겼다는 기록이 있어요. 다만 이런 전통 약재의 효능은 현대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것이 아니에요.
20세기에는 사마귀가 '천연 해충 방제사'로 주목받아, 미국 등에서는 알집을 원예용으로 판매하는 일이 흔해졌어요. 그러나 앞서 말했듯 사마귀는 이로운 곤충도 가리지 않고 먹기 때문에, 해충 방제 효과는 무당벌레나 기생벌처럼 특정 해충을 노리는 천적보다 낮다고 평가돼요. 또 외래종 사마귀가 들어간 지역에서는 토종 사마귀와 경쟁하거나 토종 곤충을 잡아먹는 문제가 지적되었어요.
한국 어린이들에게 사마귀는 여름방학 곤충 채집의 단골 주인공이에요. 최근에는 사마귀를 애완 곤충으로 기르는 사람도 늘었어요. 국내에 자연적으로 사는 사마귀를 잠시 관찰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외의 열대 사마귀를 들여오는 것은 식물방역법 등 검역 규정에 따라 제한될 수 있고, 기르던 외래 사마귀를 야외에 풀어 주면 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어요. 관찰을 마친 토종 사마귀는 잡았던 곳에 다시 놓아 주는 것이 좋아요.
12. 보전 현황
왕사마귀는 IUCN 적색목록에서 평가되지 않았어요(NE). 원래 분포지인 동아시아에서 흔하고, 북아메리카로 퍼져 오히려 분포가 넓어졌어요. 사마귀목 전체를 보면 평가된 종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은 정보가 부족한 상태예요. 열대 지역의 일부 사마귀는 서식지가 매우 좁아 숲이 파괴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사마귀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이래요.
- 풀밭과 숲 가장자리 같은 서식지 감소
- 살충제 사용에 의한 사마귀와 먹이 곤충의 감소
- 도시의 제초 작업과 잔디 관리
- 외래 사마귀의 유입과 경쟁
- 곤충 전체의 감소 추세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항라사마귀 같은 종이 지역적으로 보호받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에서 사마귀는 법정 보호종이 아니며 특별한 법적 지위가 없어요. 다만 풀밭과 덤불을 적당히 남겨 두고 농약 사용을 줄이는 것은 사마귀뿐 아니라 많은 곤충에게 도움이 돼요.
13. 곤충관과 사육 환경에서
사마귀는 곤충 박물관, 생태관, 동물원의 곤충관에서 자주 전시돼요. 특히 열대의 난초사마귀, 낙엽사마귀, 유령사마귀처럼 독특한 위장을 하는 종은 인기가 많아요. 이런 시설에서는 사마귀를 번식시키며 생태 교육에 활용해요.
사마귀는 서로 잡아먹기 때문에 한 마리씩 따로 길러야 하고, 허물을 벗을 수 있도록 매달릴 공간과 적당한 습도, 살아 있는 먹이를 계속 공급해야 해요. 허물을 벗다가 실패하면 다리나 날개가 구부러져 죽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온라인에서 해외 사마귀와 알집이 거래되는 일이 늘었는데, 이는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어요. 외래종이 야외로 탈출하거나 버려지면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고, 살아 있는 곤충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은 검역 규정에 저촉될 수 있어요. 또 야생에서 채집된 열대 사마귀의 거래는 원산지 개체군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교육 목적이라면 우리 주변에 사는 토종 사마귀를 자연 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14. 대중문화 속 사마귀
동아시아에는 사마귀와 관련된 고사성어가 여럿 있어요. '당랑거철(螳螂拒轍)'은 사마귀가 앞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를 막아선다는 뜻으로, 자기 힘을 모르고 강한 상대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가리켜요. 반대로 그 용기를 높이 사는 해석도 있어요.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는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는 순간 그 뒤에서 참새가 사마귀를 노린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뒤의 위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말해요.
중국 무술에는 사마귀의 동작을 본뜬 '당랑권(螳螂拳)'이 있어요. 손목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상대를 잡아채는 동작이 특징이에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무적의 5인방 가운데 '맨티스'가 바로 사마귀 캐릭터예요.
서양에서는 짝짓기 중 동족 포식 이야기 때문에 사마귀가 위험한 여성, 이른바 '팜 파탈'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어요.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사마귀에 특히 매료되었다는 이야기도 유명해요. 게임에서는 '포켓몬스터'의 스라크, 『몬스터 헌터』의 사마귀형 몬스터 등 사마귀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영화 『연가시』 덕분에 사마귀와 연가시의 관계가 널리 알려졌고, 사마귀가 사람 피부의 사마귀를 없애 준다는 민간 이야기도 오랫동안 전해져 왔어요.
15. 여담
- 사마귀는 곤충 중에서 몸을 돌리지 않고 어깨 너머로 뒤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곤충이에요.
- 사마귀는 식사 후 앞다리를 입으로 핥아 꼼꼼히 청소해요. 먹이 찌꺼기가 가시 사이에 끼면 사냥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에요.
- 왕사마귀 알집은 겨울에 맨눈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집 안으로 가져오면 따뜻한 온도 때문에 한겨울에 부화해 수백 마리의 새끼가 쏟아져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 사마귀 수컷은 암컷보다 잘 날아서 가을밤 불빛에 이끌려 아파트 베란다나 가로등 아래에 날아오기도 해요.
- 사마귀는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를 좋아하지만, 일부 사육 기록에서는 꿀이나 꽃가루를 먹는 모습도 관찰되었어요.
- 사마귀가 앞다리를 모으고 있는 모습은 기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를 한 사냥 자세예요. 그래서 영어로 '먹잇감을 노리는(preying)' 사마귀라는 말장난도 자주 쓰여요.
- 사마귀의 부화 직후 약충은 개미를 닮은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 종이 있어, 천적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석돼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암컷 사마귀는 항상 수컷을 잡아먹나요?
아니에요. 좁은 사육 상자에서는 자주 일어나지만, 야외 연구에서는 짝짓기의 일부(대략 10~30% 안팎)에서만 관찰돼요. 많은 수컷은 무사히 떠나요.
연가시가 사람에게도 옮나요?
아니요. 연가시는 사마귀·귀뚜라미 같은 곤충에 기생하며, 사람이나 반려동물에게 기생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아요. 영화 속 설정은 상상이에요.
사마귀 알집을 집에 가져와도 되나요?
권하지 않아요. 따뜻한 실내에서는 한겨울에 수백 마리가 부화해 먹이 없이 죽게 돼요. 발견한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아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 Tenodera sinensis 5 Luc Viatour.jpg — Luc Viatour · CC BY-SA 3.0
- Brown sub-adult female Chinese Mantis on hand1243.JPG — Happy1892 · CC BY-SA 3.0
- Chinese mantis nymph (60923).jpg — Rhododendrites · CC BY-SA 4.0
- Mantis ootheca in Marine Park (91115).jpg — Rhododendrites · CC BY-SA 4.0
- Prayingmantismeal.jpg — Dave Parker · CC BY 3.0
- Tenodera aridifolia(Female,Japan,2017.10.25).jpg — TekuraDF · CC0



